"우리요. 삼성라이온즈 11번째 선수예요".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전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수들뿐아니라 팀과 팬들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는 삼성라이온즈 치어리더들도 요즘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하루 5시간의 맹훈련을 통해 시즌에 대비하고 있는 이들 삼성 치어리더들은 다음달 4일 개막을 앞두고 음악선정, 소품 준비, 안무, 의상준비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지난 겨울동안 프로농구 대구오리온스 치어리더로도 활동한 이들은 농구 시즌이 끝나자 마자 삼성 치어리더로 빠르게 변신중이다.
단원은 모두 9명. 리더격인 김순희(25)씨는 "요즘은 관객들의 수준이 높아져 안무가 신선하지 않으면 눈길을 끌기 힘들다"며 "농구코트와는 전혀 다른 율동을 선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매일 오후 5시 북구 검단동의 연습실에는 단원이 모두 모인다. 대학에 재학중인 단원들이 있어 낮에는 연습시간을 맞추기가 힘들기 때문. 이 때부터 밤 10시까지 강행군이 이어진다.
지난해 4월부터 합류한 유혜민(21)씨는 "지난해는 무대에 처음 올라 실수도 많았지만 올해는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며 구슬땀을 흘렸다.
힘든 연습도 연습이지만 이들에게 가장 힘든 부분은 봄.여름 따가운 퇴약볕이다. 한 여름 무대위에서 온몸으로 흥을 돋우다 보면 샤워를 한 것처럼 온 몸이 땀으로 젖기 마련. 일부 관중의 짓궂은 말장난도 20대 아가씨들에겐 큰 스트레스다.
3년차 치어리더인 이진숙(24.여)씨는 "경기에서 지면 일부 팬들은 치어리더 탓인냥 막말로 대한다"면서 애로점을 털어놓았다.
여인천하인 치어리더계에서 지난해 박재형(21).이규현(24)씨 등 남자단원이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몇년전만해도 여성 치어리더들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기 위해 남성 관객들이 빼곡히 무대 주변을 점령했지만 이제는 여자 중.고생들이 상당수 자리를 잡는 것도 달라진 풍경. 남성 치어들을 보기 위해서다. 특히 곱상한 외모때문에 여성으로 오해받기도 한다는 박씨는 여학생들에게 인기 '짱'이다. 이 때문에 경기가 끝난 뒤 여학생들로부터 사탕.인형.초콜릿 등 각종 선물 공세에 시달린다.
국내 프로야구 8개 구단 치어리더 중 삼성 치어리더의 실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톱 클래스. 지난 2001, 2002년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앞서 열린 치어리더 경연대회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리더 김순희씨는 "단순한 율동 위주의 다른 팀과 달리 많은 연습량을 바탕으로한 수준높은 테크닉을 구사하는 것이 차별화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단원들은 올 시즌 눈에 띄는 소품과 씩씩한 구호로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이들은 "이승엽과 마해영 등 거포들이 팀을 옮겼지만 팬들과 함께 선수 사기를 북돋우는 응원으로 그들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사진:삼성라이온즈의 10번째 선수들인 삼성 치어리더들은 올해도 변함없이 삼성의 승리를 위해 발랄한 몸짓으로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