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7대 총선 열전지대를 가다-대구 북구을

'경험론-세대교체론' 격돌

대구북을은 3선 고지를 점령하려는 '경험론'과 젊은 리더십을 부각시킨 '세대교체론'이 격돌,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접전지다.

탄핵역풍이 몰아칠 때 열린우리당 배기찬(裵紀燦) 후보가 앞서 나간 반면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후에는 안택수(安澤秀) 후보의 약진 현상이 일어나는 등 정국 현안에 따른 여론의 기복 또한 심한 지역이다.

유권자의 80%가 20~40대를 차지하는 신흥 도시의 특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각 후보들은 한결같이 이번 선거의 주요 변수로 젊은 표심의 향배를 꼽는다.

한나라당 안 후보는 "젊은이들이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내가 여론조사에서 우위에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설명했고 우리당 배 후보는 "젊은 유권자의 투표율이 당락을 결정지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선거 전략도 젊은 표심에 집중돼 있다.

안 후보는 최근 선거전에서 미디어 선거활동이 강화되는 경향을 활용, TV토론회 및 방송광고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젊은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의식부터 젊어져야 한다'는 주장.

반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역전당한 배 후보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 제고 노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국현안에 대한 효과가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북을 선거구도가 인물경쟁으로 갈 것으로 판단, 자신의 얼굴이 더 많은 유권자들에게 노출될 경우 승산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지역내 여론은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지역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경제사정 악화에 따른 현역의원의 물갈이론과 젊은 후보에 대한 못미더움이 동시에 묻어난다.

관음동에서 열쇠수리공 일을 하는 김 모씨(59)는 "이름도 성도 모르는 사람이 당선돼야 한다"며 "(돈) 먹은 놈들은 모두 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삼성병원에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아프고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면 능력있는 사람이 나와 보다 잘살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희망했다.

선거가 본격화된 최근에는 거주지별로 특정 후보지지 성향이 조금씩 갈라지고 있는 조짐이다.

무태.조야동, 읍내동 등 구시가지를 중심으로는 아직까지 한나라당 정서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고 칠곡 1.2.3 지구 및 동.서변동 등 신시가지에서는 배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는 분위기다.

안 후보가 젊은층을 파고들고 배 후보가 인지도 제고에 노력하는 것도 자신의 강세지역보다는 약세지역 주민들의 표심을 자극하겠다는 전략에서다.

대부분의 신흥 주거단지가 문제점으로 안고 있는 교육문제는 이 지역의 최대 과제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학생 숫자는 계속 늘어가고 있지만 이들을 수용할 학교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 후보들의 정책대결도 주로 이 부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방법적인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안 후보는 명문학교 이전 문제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정치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배 후보는 이전보다는 신설하는 방안과 학원설립 등으로 종합적인 교육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지역경제 회생 방안도 주요 이슈인데 이를 위해 배 후보는 지방분권 활동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한국도로공사 본사 이전을 계획하고 있고 안 후보는 3선 중진 정치인의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강세 속에 젊은 표심을 겨냥한 민노당 서승엽(徐承燁) 후보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여론조사 결과 지지도가 한 자리 숫자로 당선과는 거리가 멀지만 서 후보의 선전이 당 노선이 비슷한 열린우리당 배 후보의 표를 잠식할 수도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한나라당 안 후보는 "민노당의 득표가 전체 판세 변화까지는 불러오지 못하겠지만 승부가 박빙으로 흘러간다면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소속으로 나선 권효기(權孝奇), 조시대(曺時大) 후보도 잘사는 북구 만들기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며 부지런히 표밭을 누비고 있고 가정주부인 최경순(崔敬順) 민주당 후보는 여성표 몰이에 나서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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