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국유사' 독어 번역 베커스 김영자 교수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을 찾는 수많은 세계인들이 독일어판 '삼국유사'를 접하면서 한국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향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 달 30일 경북도청을 찾은 베커스 김영자(65.여) 독일 레겐스부르그 국립대학교 한국어문화과 교수는 내년 10월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맞춰 독일어로 삼국유사를 번역, 전시해 한국을 알리는 소중한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완성했던 군위군 인각사 주지 상인 스님과 함께 이날 이의근 경북도지사를 만난 김 교수는 삼국유사의 독일어 번역 및 출판기념행사 등에 필요한 경비(5천만원) 지원을 요청했다.

김 교수가 삼국유사를 독일어로 번역, 한국의 문화를 전세계에 알리겠다고 결심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독일에서 30년 이상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외국인들이 아직도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잘 모른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이에 건국신화에서부터 불교, 유교, 무속신앙 등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든 삼국유사를 통해 우리나라를 외국인들에게 알릴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삼국유사 영역판은 있으나 지금까지 독일어판은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독일 뮌헨대 라이너 짐머만 교수와 함께 최근 삼국유사 번역작업에 들어간 김 교수는 내년 4월까지 번역을 끝마치고, 9월쯤 독일에 있는 출판사를 통해 300~500쪽 분량의 독일어판 삼국유사 단행본을 출판한다는 목표다.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는 전세계 100여개국에서 1만여 출판인들이 참여하고, 관람객수는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내년 도서전에는 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선정된 만큼 한국관 등을 통해 독일어로 된 삼국유사를 선보인다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인들에게 뚜렷하게 각인시킬 수 있어요". 김 교수는 삼국유사는 한국문화를 전혀 접하지 못한 독일인이나 서구인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으면서 한국 문화를 제대로 알릴 흥미로운 요소들을 갖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도서전을 통해 한국이 세계최고의 인쇄역사를 가진 점도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삼국유사의 독일어 번역 등에 필요한 경비지원을 문화관광부에 요청했으나 '문학이 아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근시안적인 우리의 문화행정을 질타하기도 했다.

지난 1968년 독일로 유학을 간 김 교수는 레겐스부르그 대학교에서 87년부터 한국어문화과를 담당하면서 30년 넘게 한국과 독일 양국간 경제자문역을 비롯해 학술.문화교류 중재역을 맡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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