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시를 여행하면서 마린스키극장에서 발레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무소르그스키극장에서 오페라 '토스카'를 감상할 기회를 가졌다.
오페라하우스를 운영하는 사람 중 한명으로서 유익한 경험이었고 그 때의 관극 소감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시에 있는 공연장마다 공연이 없는 날은 거이 없고 객석은 언제나 관객들로 꽉 찼다.
관객은 젊은층에서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성별 연령 직업 등으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했다.
그야말로 온 시민이 문화생활을 하고 있었다.
공연장 시설은 200년 이상 된 건물인 만큼 무대가 넓지 못하고 음향조명설비가 열악했다.
하지만 그들은 주어진 무대여건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작품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고 있었다.
관객 대부분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있었다.
승용차를 이용한 관객들은 공연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공연장까지 걸어서 입장하고 있었다.
또한 관객들은 늦어도 공연시작 10분까지 공연장에 미리 와서 자기 좌석에 조용히 앉아 공연프로그램이나 전단지 등 당일 공연정보를 읽고 있었다.
공연이 시작된 뒤에 도착한 관객들은 객석 안으로 곧 바로 입장하지 않고 로비에서 기다렸다가 막 전환 시간(인터미션)에 입장하고 있었다.
관람 태도는 더욱 좋았다.
10세 이하 어린이 관객들은 찾아 볼 수 없었고 공연 중에 카메라 셔터를 터뜨리는 소리나 휴대전화 벨소리는 한번도 들리지 않았다.
껌.과자 등 음식물을 먹거나 잡담하는 이는 더욱 없었다.
오직 훌륭한 공연에 대한 감사와 배우들에 대한 격려의 뜻이 담긴 박수만 클 뿐이었다.
배우나 극장을 운영하는 분들, 관객 모두가 예술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대구시는 1991년 11월 상트페테르부르크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그 인연으로 올 가을에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개최될 '2004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상트페테르부르크시의 무소르그스키오페라단을 초청하기로 하였으며 내년에 세계 정상급인 레닌필오케스트라 및 키로프발레단 초청도 추진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시의 문화지수 기준으로 볼 때 대구시민의 문화지수는 몇 점일까. 남석모(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기획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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