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사회에서는 신체적으로 완벽함이 미의 궁극적 추구가 되었고,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있다고 믿었다.
약육강식의 논리가 인정됐던 그들의 생활에 신체의 장애는 신의 진노나 형벌로 이해했었다.
그 후 세월이 지나 인간들의 마음속에 부분적이나마 장애를 이해하려는 마음들이 있었지만, 중세이후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은 모든 인간들이 존엄성을 찾는 계기가 되어 장애인도 천시와 조롱의 대상에서 인간다운 삶을 누려야 한다는 박애주의가 싹트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신사적 인식의 개선이나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시각이 여전히 동정적이거나 시혜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소득 2만달러를 바라보며 선진국 진입을 위해 노력하는 지금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크게 뒤떨어져 있다.
선심 및 전시 행정으로 인한 장애인복지의 부재와 함께 우리 국민들이 갖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때로는 고대 국가적 편견과 근대적 조롱과 현대적 이해가 뒤범벅이 되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동반자로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사회 인식에 장애인들은 오랜기간 사회 통합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1981년 세계 장애자의 해를 기점으로 장애인의 사회 참여가 활발하게 증가했고 각 영역별 장애인 단체의 활동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과의 함께 사는 세상 만들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장애인 복지법의 개정, 장애인 고용촉진법의 제정 등으로 제도에 사회 참여를 희망했지만 여전히 높은 편견의 벽은 이들의 사회 참여를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20여년의 장애계의 노력은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에서 대화의 대상으로 변화시켜 왔다.
최근에는 장애인이 중심이 되어 장애인의 모든 문제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해결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당사자 주의라는 이념을 이끌어내어 장애인 복지의 새로운 좌표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지난 총선을 통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휠체어를 탄 여성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국회의원으로 진출함에 따라 이들을 통한 장애인 연금제와 편의시설 확충 등의 획기적인 장애인 복지의 발전이 기대된다.
사실 장애인들의 바람은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된 삶이 아닌, 함께 하는 세상에서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더 바라고 있다.
이런 인식의 변화가 힘들기는 하겠지만 조금씩 나누고 양보되어 머지않은 미래에는 장애인의 날이 아예 없어졌으면 하는 강한 소망이 생긴다.
그런 바람이 과연 욕심일까, 궁금하다.
김선규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개발원 원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