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詩와 함께 하는 오후

오고간

한 잔 술도

외려 고운 하루 장날

절은 생선일망정

사들고 난 파장쯤에

호젓한

황토 십리길

달빛 속에 열린다.

김종윤 '귀로(歸路)'

요즈음은 장날 풍경이 옛날같이 정겹지 않은 것 같다.

펼쳐놓은 물건들조차 국산인지 혹은 외국산인지 잘 따져보고 흥정을 해야하는 세상이니…. 오히려 도시 사람들의 향수를 어수룩하게 보고 이용하는 사람마저 있으니…. 이 시를 읽고 있으면 시골 장날 막걸리 한 사발 걸치신 할아버지, 달빛을 밟으며 돌아오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시조의 함축과 생략의 묘미가 돋보이는 시이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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