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모방 시트콤을 유행시켰던 미국 NBC의 장수 인기 청춘 시트콤 '프렌즈(Friends)'의 6일 밤 (현지시간) 종영을 앞두고 미국 사회 전체가 '야단'났다.
워싱턴 포스트와 유에스에이 투데이(USA TODAY) 등 주요 신문들이 1면에 종영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가하면 경쟁 방송사인 ABC가 보도자료를 내고 "'프렌즈'의 종영 호들갑에 지친 시청자들이 이제 선택권을 되찾게 됐다"는 말로 이날 밤만큼은 'NBC의 밤'임을 인정했다.
'프렌즈'은 뉴욕 맨하탄의 방 2개 짜리 아파트에서 서로 이웃해 사는 남녀 각 3명의 독신 친구들 사이의 사소한 일화를 소재로 친구간 우정을 미국 언론 표현에 따르면 '달콤쌉쌀하게 다룬...그냥 재미를 추구하는' 시트콤.
이들의 대화에선 정치나 전쟁같은 사회적 문제들을 찾아볼 수 없고, 심지어 9.11 테러 사건조차 직접 언급된 적이 없는 '가벼운' 시트콤이다. 그렇지만, 미국 언론은 "'프렌즈'가 없는 TV는 다른 세상이 될 것", "눈물없이는 못 볼 것 같다"는 등 팬들의 상실감을 소개했다.
그러나 언론을 비롯해 미국 사회가 '프렌즈'의 종영에 떠들썩한 것은 단순히 20,30대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현실감있고 재미있게 그려내던 인기 프로그램이 끝난다는 것 때문이 아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 언제나 곁에 있으면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6명의 친구들간 우정 얘기가 가족 해체 시대에 사는 미국인들의 불안감을 메워주는 심리적 위안거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른바 리얼리티 TV가 비열한 수단을 써서라도 상대를 제거하고 이기겠다는 경쟁심리에만 사로잡힌 인물 군상의 행태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끈다. 따라서 이런 최근의 현실은 '프렌즈'의 종영으로 인한 팬들의 상실감을 더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프렌즈'가 끝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또 10년전인 1994년 첫 방영될 때만 해도 모두 20대 중후반이던 6명의 주연배우가 이제는 모두 30대 후반이거나 40세의 문턱을 밟은 연기자도 있기 때문에 이 시트콤이 20, 30대 청춘문화의 아이콘 역할을 지속하기도 어렵게 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프렌즈'의 종영에 대해 주로 광고시장의 경쟁 격화 등 광고산업에 미칠 여파에 주목했다. 주요 각 방송사의 1주일분 광고수입 가운데 목요일 밤8시부터 11시 사이 프로그램에 붙는 광고 수입이 40%를 차지할 정도인데, 매주 목요일 밤 9시 방영돼온 '프렌즈'의 종영은 이 황금시간대를 둘러싼 혈전을 예고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뉴욕에선 17일부터 TV방송사들이 광고업주들에게 올 가을과 내년 봄을 겨냥해 새 프로그램 시제품을 보여주고 사전 광고계약을 맺는 TV산업계 최대의 연례 판촉전이 열린다.
NBC는 1시간짜리 마지막회 방영만으로 30초짜리 광고 하나에 200만달러씩 총 24개 광고에 4천만달러를 벌고, 이와 관련된 다른 각종 프로그램 광고까지 합해 이날 하룻밤에 1억달러를 벌어들이게 됐다. 그러나 그 동안 이 시트콤으로 총 19억달러 이상을 번 처지에선 팬들만큼 상실감을 느낄 수 있다.
광고업계에선 마지막회 시청자를 4천만-5천만명으로 예상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TV와 라디오 방송사에서 팬들의 종영 파티도 예정돼 있다. 프렌즈 주연배우들은 마지막 시즌에선 한회당 각각 100만달러의 출연료를 받았다.(연합뉴스)
사진 : 오는 6일 종영되는 미국 인기 TV시트콤 '프렌즈'의 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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