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Herb 지구에 3000여종 자생 인류역사 초기부터 약용

5월의 장미가 그 화려한 색으로 시선을 한껏 자극한다면 따사로운 햇살을 타고 피어오르는 허브는 진한 향기 여행객들의 여심(旅心)을 사로잡는다.

허브는 지금부터 다음달까지가 절정이다.

이제는 '허브'를 5월의 테마로 손꼽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

허브(herb)란 Health(건강), Eatable(식용), Refresh(신선함), Beauty(미용)를 줄인 말로 지구상에 자생하는 식물 중에 사람에게 이로운 모든 녹색식물을 가리킨다.

그 종류만도 세계적으로 3천여종에 이른다.

라벤더.로즈마리.바이올렛.민트.세이지.타임…. 근사한 칵테일 이름 같지만 모두 대표적인 허브 식물들이다.

계절의 여왕 5월을 은은하게 장식한다.

허브는 인류 문명의 시초와 그 괘를 같이 한다.

중동.터키.이집트.그리스 등 문명의 발상지에서는 오래 전부터 허브를 이용해왔다.

특히 허브가 유용식물로 크게 발전한 때는 기원전 1천700년경. 인류 최초의 성문법인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에 환자를 수술하다 죽게 한 외과의사는 손목을 자른다고 규정해 대다수 의사들이 외과수술을 피하고 허브를 약으로 쓰면서부터다.

또 클레오파트라.알렉산더대왕도 허브를 이용했고, 성경 등에도 로즈마리나 히솝 등 수많은 허브가 등장하고 있다.

기원전 500~400년경에는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가 400여종의 약초 치료법을 연구, 기술했는데 지금도 그 절반 이상이 아로마(Aroma.향기)요법으로 이용되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허브가 서양의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대표 의학서인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정향.백단향.백두구.회향 등의 약재들이 나오는데 이는 각각 서양 허브인 클로브 버드.샌들우드.카드몬.팬넬의 다른 이름이다.

동방박사들이 예수 탄생을 기념해 바쳤다는 유향도 이미 우리 한방에서 사용됐었다.

서양허브의 대명사인 로즈마리도 본초강목에는 미질향이란 이름으로 등장한다.

이렇듯 허브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병을 고치는 유용한 재료로 광범하게 쓰였다.

최근 허브가 관심을 끄는 것은 웰빙 바람을 타고 허브를 이용한 아로마요법(향기를 이용한 치료 요법)이 대체의학의 하나로 사랑받고 있기 때문이다.

허브에서 추출한 향이 나는 순수 식물오일을 이용해 현대인의 가장 무서운 적인 스트레스나 피로를 풀기도 한다.

대표적인 허브인 라벤더는 신경통이나 불면증에, 로즈마리는 두통이나 빈혈에, 세이지는 비만이나 저혈압, 타임은 피로나 기관지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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