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못 참겠다".
26일 밤과 27일 새벽의 노사 협상도 결렬되면서 대구의 시내버스 파업이 3일째 이어지자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교통 대란'이 갈수록 심해지고, 이에 따라 시민들의 인내심도 이제는 한계에 이르고 있는 것.
▨ 노사 협상 결렬
버스 노사는 26일 밤 9시20분쯤 버스조합 사무실에서 파업이후 첫 협상을 가졌으나 노사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30분만에 결렬됐다. 또 27일 새벽 2시부터 재협상에 들어갔으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용차측은 이날 새벽 5시30분부터 버스 운행을 재개하고 기한을 정해 협상을 계속하자며 '선(先)운행, 후(後)협상'을 요구하는 한편, 임금 동결을 하는 대신 학자금.목욕비 등의 삭감 요구안을 철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노조는 버스 운행이 재개되면 협상 가능성이 없어진다며 '선운행, 후협상' 요구를 거부했다.
노사는 27일 오후에 다시 교섭에 나설 계획이지만 입장차가 여전히 큰데다 해결의 실마리마저 없어 파업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승호 대구시 교통국장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면서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당장의 파업을 풀기위해 임시 방편책을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 최악의 교통 대란
시내버스 파업이 3일째 지속되자 파업에 따른 교통 체증을 우려해 27일 이른 아침부터 거리로 쏟아져 나온 승용차들로 인해 오전 7시 이전부터 주요 교차로와 간선도로가 막히기 시작, 8시부터는 대구의 대부분 도로가 주차장으로 전락하는 최악의 '교통 대란'이 빚어졌다.
이날 아침 교통 체증이 시작된 시간은 오전 6시50분부터.
신천대로 신천교에서 경대교 방향으로 차가 늘어서면서 부분 정체가 시작됐고, 7시부터는 앞산 순환도로와 달구벌대로 죽전네거리, 만촌네거리, 팔달교 등 주요 교차로 대부분에서 정체가 빚어졌다. 또 8시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도심과 황금네거리, 앞산네거리, 두류네거리 등 도심 구간이 주차장으로 변했으며 평소 차량 통행이 뜸하던 이면도로까지 차들로 채워졌다.
김영민(32.수성구 만촌동)씨도 "집에서 나와 달구벌 대로에 진입하는데만 20여분이 걸리는 등 대구 시내 모든 차량들이 도로로 나온 것 같다"며 "그러나 시민 불편을 담보로 파업을 하는 관행을 막기 위해서는 시가 버스 노사에 절대 끌려다녀서는 안된다"고 했다.
대체 버스를 이용한 시민들과 학생들의 고통은 더했다.
김정선(26.여.동구 신암동)씨는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30분을 넘기는 것은 기본이 돼 출근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고 했고, 회사원 김대규(45.동구 신천동)씨는 "같은 근로자의 입장에서 이해하려 했지만 그래도 짜증이 치밀어오른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대체 버스의 운행 간격은 30분을 넘어섰으며, 일부 시민은 운행중인 버스에 올라타기 위해 도로로 뛰어 들거나 손님을 매단 채 버스가 출발하는등 위험한 상황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파업 첫날 버스 노사에 대해 비난 성명을 냈던 대구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노사가 시민 불편을 담보로 파업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서는 절대 안된다"며 "하루빨리 협상테이블에 앉아 시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 1부(사진설명)대구 시내버스 파업3일째인 27일 오전 출근길 대구시내 주요 간선도로는 파업으로 늘어난 자가용 차량으로 심한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달서구 죽전네거리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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