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조 파업 장기화 초강수 왜?

"임금인상 마지막 기회"

버스 파업이 3일째를 넘기면서 버스 노조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현재 버스노조의 입장은 어느때보다 단호하다. 심지어 한달 간의 파업 계획까지 세워놓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예년과는 달리 파업 일정 공개를 일절 거부하고 있다.

버스노조 장용태 지부장은 파업 돌입 직전 "파업에 들어갈 경우 5일 동안 협상 않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으며 노조원들에게도 '회사 출근 자제령'을 내린 상태다.

노조가 임금인상의 여지가 없음을 알면서도 '강공'을 취하는 것은 올해의 임금협상이 '파업을 매개로 한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임금 인상을 위한 파업을 하게 될 경우 3년 연속 파업이라는 부담감이 큰 데다, 버스가 시민들로부터 완전히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더 이상 파업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아는 만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임금을 인상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또 준공영제 실시에 대한 강한 의지도 있다. 버스의 수송 분담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노사가 공멸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 기회에 대구시로부터 준공영제 실시의 약속을 반드시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특히 임단협에 국한됐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준공영제 시행이란 큰 구심점이 있어 노조원의 결집력이 그 어느때보다 강한 것도 파업 장기화로 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게다가 내년에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면 승객이 더욱 크게 감소할 것이 분명한 만큼 올해를 임금인상을 요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장 지부장은 "지난해 12월 사용자 측에 처음으로 임금협상을 제기한 이후 5개월이 지났는데도 협상을 더 하자는 것은 임금 인상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파업 장기화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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