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태풍 '디엔무'로 곳곳 침수 '피해 속출'

"올 여름 무사히 지날 수 있을지 걱정되네요".

태풍 '디앤무'의 영향으로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주말, 대구시내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지난해 태풍 '매미'의 피해 복구 공사장 중 일부가 이번 비로 또다시 피해를 입은데다, 수해 예방을 위해 설치한 배수펌프도 일부는 제 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를 높게 하고 있다.

20일 오후 4시쯤 대구시 달성군 하빈면 감문.현내리 일대. 논과 참외.토마토 비닐하우스 등 농경지 60만평이 온통 물에 잠겨 농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인근에는 지난해 6월 완공된 하빈 배수펌프장이 물을 빼내고 있었지만 처리 용량이 분당 390㎥에 불과해 이날 새벽 내린 시간당 35mm 정도의 집중호우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주민 탁정훈(42. 달성군 하빈면 현내리)씨는 "새벽 2시쯤부터 집중호우가 퍼부어 참외.토마토 비닐 하우스가 큰 피해를 입었다"며 "배수펌프장을 설치할 때 이 정도 호우도 예상하지 못했느냐"고 안타까워 했다.

김노열(44. 달성군 하빈면 감문리)씨도 "배수 펌프장의 중앙 배수로가 농지보다 낮아야 물이 잘 빠지는데 이곳 펌프장은 설계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달성군 건설방재과는 "이 일대의 논 대부분이 하빈천 바닥과 높이가 같거나 낮아 적은 양의 비에도 상습 침수가 되풀이되고 있다"며 "현재 공사중인 2차 배수펌프장이 2007년쯤 완공되면 수해 우려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막바지에 접어든 수해 복구 공사 구간에도 피해가 잇따랐다.

20일 오후 4시쯤 대구 달성군 가창면 정대2리 용계천 수해복구 구간. 도로가에 설치한 소제방은 시멘트 가루가 비에 젖어 손으로 으깨질 정도였고, 제방에 설치한 나무기둥도 흔들릴 정도로 약했다. 또 흙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아 토사가 비에 쓸려 도로로 쏟아질 우려가 높았고, 주먹만한 돌덩이가 도로 중간까지 쏟아져 내려와 차량들이 급정거를 하기도 했다. 인근 주민들은 "작년과 같은 태풍피해가 나는 것이 아닌지 지난 밤에는 걱정이 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며 "올 여름에는 폭우가 잦다는데 군에서 제대로 대처를 해 줄지 걱정"이라고 했다.

신천대로 칠성고가교 밑 신천 하류 지역에서는 칠성아치교 공사가 한참 진행되고 있어 수해 우려가 높았다.

지난 5월말 착공한 아치교에는 상판의 나무 구조물을 지지하기 위해 콘크리트 교각 사이로 1m 간격마다 철제 파이프를 받쳐 놓았는데 물에 떠내려온 수초들과 쓰레기가 뒤얽히는 바람에 물살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었다.

더구나 하천 바닥을 파날때 나온 돌과 토사 등을 하천 양 편에 쌓아두어 강 폭이 각 2~3m 이상 줄어든 상태여서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될 경우 또다른 수재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일부 구간에서 수해 복구 공사가 늦게 시작된 때문"이라며 "아직 마무리 작업중이지만 태풍 피해가 우려되는 7월말 이전에는 공사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병고.문현구.한윤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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