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마는 훈장님-귀신을 속인 만두(饅頭)

요즘 쓰레기로 버린 단무지를 이용해 만두 소를 만든 식품가공업체가 적발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중국에서 만두는 속에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밀가루 빵과 같은 것을 가리킨다.

만두는 三國志(삼국지)에 등장하는 제갈량이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위연을 앞세운 제갈량의 대군이 맹획을 '일곱 번 잡았다가 일곱 번 놓아 주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명한 '七縱七擒(七:일곱 칠, 縱:풀 종, 擒:사로잡을 금)'이다.

바로 맹획을 잡기 위한 전쟁에서 만두가 처음 등장한다.

제갈량이 남만을 정벌하고, 맹획을 사로잡은 다음 노수라는 강에 이르렀을 때였다.

난데 없이 검은 구름이 사방에서 몰려오면서 강물 위로 미친 듯한 바람이 휘몰아쳐 파도가 거세게 일었다.

바람이 얼마나 드세게 불었던지 강가에 쌓여 있던 자갈과 돌들이 하늘로 오르고 모랫바람이 눈앞을 가려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제갈량의 군사들은 맹획과의 싸움에서 '남만의 가엾은 백성과 군사들을 너무 많이 죽인 것을 하늘이 내려다 보고 노한 것이다' 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 때 제갈량의 근심 어린 표정을 살피던 남만의 추장 하나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노수에는 예전부터 강물의 신이 살고 있습니다.

그 신이 한 번 노하면 절대로 강물을 건널 수가 없습니다.

이 노수 강물의 신이 노하면 마흔아홉 사람의 목과, 검은 소 그리고 흰 양의 목을 베어다가 제사를 지내야 합니다".

그 순간 제갈량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사람이 신에게 제사를 올릴 때, 그 정성이 얼마나 참된 것인가에 따라 신의 마음이 움직이기 마련이다.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 반드시 사람이라야 할 까닭은 없지 않은가?"

그리고는 밀가루를 반죽해서 그 속에 소와 양의 고기를 다져 넣어서 마치 사람의 머리처럼 빚게 했고, 그것을 제상에 올려 정성스럽게 제사를 지냈다.

얼마를 지났을까? 신기하게도 파도가 가라앉으면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짙게 뒤덮고 있던 먹구름이 걷히더니 강물이 고요해졌다.

바로 여기에 사람의 머리를 대신해서 쓰인 것이 饅頭(만두)인 것이다.

이 饅頭(만두)의 '饅(만두 만)'은 남쪽 오랑캐를 뜻하는 '蠻(오랑캐 만)'과 머리 두(頭)가 합해져서 '남쪽 사람들의 머리'라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속일 만(瞞)'을 써서 '사람 머리로 속였다'라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이 내용을 보면 노수 강물의 귀신을 欺瞞(속일 기, 속일 만)하기 위해 사람 머리 모양으로 빚은 것이 바로 饅頭(만두)라는 음식의 유래라고 할 수 있다.

요즘 膾炙(회자)되는 만두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로 아이들에게 궁금증을 풀어주며 한자를 가르쳐주는 것도 좋은 학습 방법일 듯하다.

또 여기에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널리 알려지는 것을 '人口(인구)에 膾炙(회자)된다'라고 하는데 의미를 함께 살펴보자.

'膾炙(膾:날고기 회, 炙:고기 구을 자)'라는 말은 맹자(孟子)에 나오는데, 구운 고기와 육회는 언제나 사람들의 입맛을 당기는 대표적인 요리로 꼽는다.

글자 그대로 膾(회)는 날고기를 말하고, 炙(자)는 구운 고기를 말한다.

한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膾(회)'는 날고기를 썰어 가지런히 모아서 차린 요리이기에 '고기 肉(육)'에서 온 '육달 月(월)'에 모일 '회(會)'를 붙여서 만든 한자이다.

'炙(자)'에서 위의 한자는 '육달 月(월)'이고, 아래의 한자는 '불 火(화)'이다.

그러니 고기를 불에 얹어서 구운 것을 말한다.

사람들의 입맛을 당긴다는 뜻에서 어떤 사람의 글이나 행동 등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人口에 膾炙된다' 라고 한다.

자료제공:장원교육 한자연구팀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