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이후 10년 만의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후피크 시간대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대신 산업자원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여름철 에너지 제품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중구 동성로에서 식음료 매장을 운영하는 조장훈(39)씨는 최근 대당 180만원짜리 에어컨 2대를 80만원이나 싼 280만원에 구입했다.
일명 원격제어 에어컨. 일반 에어컨에 무선 수신장치를 달아 한국전력 중앙 컴퓨터의 원격 조정으로 전력사용량이 많은 오후 피크시간대 에어컨 작동을 잠시 멈추는 제품이다.
조장훈씨는 "평소에는 일반 에어컨과 똑같이 작동해 별달리 불편한 점은 없다"며 "원격조정으로 전력사용량을 낮추는 대신 정부보조금을 지급해 시중에 나오는 그 어떤 제품보다 싸게 에어컨을 구입할 수 있다"고 만족해했다.
한국전력 대구지사에 따르면 최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원격제어에어컨 지원금 신청 건수가 이달 현재만 60건에 이르고 있으며 2002년 제도 시행이후 매년 100여건씩 신청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6월 20일에서 9월 20일까지 3개월간 오전시간에 집중적으로 냉각했다 오후 피크시간대(1시30분~4시30분) 운전을 중단하는 캔음료용 고효율 자동판매기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롯데기공 강민구 담당은 "일반 제품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에너지관리공단 등에서 대당 2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해 훨씬 경제적"이라며 "2000년 제도시행 이후 점차 늘기 시작해 최근 보급하는 10대중 7, 8대가 고효율 자동판매기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축냉조 냉방설비, 안정기내장형램프 등 비슷한 성격의 제품들도 최근 부각되는 추세. 오후 피크시간대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이들 에너지 제품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유는 여름철 최대전력수요를 낮추기 위한 것이다.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전력수요가 공급량을 초과할 경우 대규모 정전사태가 잇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여름은 10년 만의 무더위로 최대전력수요가 사상 최초로 5천만kW를 돌파할 것으로 보여 이같은 에너지 제품의 보급 확대가 더욱 절실한 실정이다.
한전측은 자체 전력공급능력이 5천295만kW에 달해 안정적 전력수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예기치 못한 비상사태에 대비해 더 많은 예비전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