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왜 공부하니

"왜 공부하니?"라고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고개를 갸우뚱하며 열에 아홉은 "하기 싫은데요. 하라카니까요", "안 하면 엄마한테 혼나요"라고 대답합니다.

제 기억을 떠올려 보아도 비슷한 대답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대부분도 그런 비슷한 대답을 하셨을 겁니다.

이런 대답을 들으면 무척이나 안타깝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왜 공부하는지도 모르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 겁니다.

이것은 어른들이 더이상 배우지 않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학교를 통해 공부라는 것을 길게는 16년 짧게는 몇 년을 하더라도 자기 스스로 원해서 한 적이 없었기에 어른이 되어서도 배움에 인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편적인 증거가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신입생이 공부에서 해방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공부는 '엄마를 위해, 가족을 위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머님이나 가족들이 들으시면 기분이 좋을지 모르겠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본다면 지극히 불행한 생각이라 여겨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위해 자신만의 삶을 살 권리가 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를 위하는 일은 나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 수 있게 된 후에나 가능한 것입니다.

어떻게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남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온전히 나의 삶을 누릴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가족을 위해, 남을 위해, 세상을 위해 살 수 있습니다.

나를 생각하는 진정한 공부, 나를 찾아가는 참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아이들은 우리 어른들이 조금만 도와주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미 아이들은 가슴 속에 그런 능력을 한가득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학교에서 하는 것만이 공부가 아닌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일들이 공부라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왜 공부하니?'라는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지금 공부하고 계신가요? 박준형(대구두류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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