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셀도르프 전시장의 견습사원 아르네 폰 하이멘달씨는 "앞으로 러시아나 중국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직원 절반이 이미 해외에 근무, 해외로 나가는 것이 이미 흔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뒤셀도르프 전시장의 경우, 1천200여명의 직원 가운데 절반이 이미 해외에 나가 있었다.
독일은 찾아오는 외국인들만 보고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전시산업 노하우를 해외로 수출, 전시회도 수출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전세계에 독일 깃발
프랑크푸르트 전시장은 이미 서울 COEX와 부산 BEXCO에서 우리나라 전시장과 공동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 전시장은 해외에서 연평균 60여개의 전시회를 연다.
프랑크푸르트 전시장은 해외대표부가 106개국에 뻗어있으며 서울 등지에 15개의 해외지사가 있다.
프랑크푸르트 전시장이 지난해 해외에서 개최한 52개의 전시회엔 1만2천700여개의 전시업체와 80만명의 방문객이 참가했다.
독일까지 가지 않고 '독일 전시회'에 갈 수 있는 길을 열어놓자 세계인들이 몰린 것이다.
독일 전시산업은 이미 40년 전부터 세계를 향해 나갔다는 것. 뒤셀도르프 전시장의 경우, 1960년대 초반 모스크바에 진출했다.
히틀러가 최강의 군대를 동원하고도 공략하지 못했던 모스크바 땅을 '전시산업 깃발' 아래 밟게 된 것이다.
"체코의 브루노 전시장은 동구권 최대의 전시장입니다.
이 곳은 기계 등 중공업 분야에서 동구권 산업의 중심지이며 많은 동구권 바이어들이 이 곳으로 모이죠. 뒤셀도르프 전시장은 브루노 전시장을 1998년 매입했습니다.
동구권 국가들이 독일 전시산업의 노하우를 인정하고 도움을 바랐던 거죠" (뒤셀도르프 전시장 관계자)
'뒤셀도르프 전시장'은 브루노에서 연간 30여개의 전시회를 개최, 4만5천여명의 바이어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뒤셀도르프 전시장은 이를 통해 2002년 기준으로 이 곳에서만 5천200만 유로(7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390만 유로(52억6천여만원)의 수익(세금공제 후)을 올렸다.
▨철저한 현지화
프랑크푸르트 전시장 관계자는 해외에 독일 전시산업을 수출하는데 있어서 핵심은 현지화라고 했다.
프랑크푸르트 전시장 직원의 10%는 이미 외국인으로 채워져 있다.
전세계 대표부 직원들까지 포함하면 25%가 외국인 직원이다.
"로컬 마케팅(Local Marketing)이죠. 그 지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에 맞는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 (타마라 렛츠. 프랑크푸르트 전시장 홍보담당)
프랑크푸르트 전시장은 최근 전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중국과 관련, '중국 사람' 확보를 최우선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언어와 문화를 알아야 제대로 된 전시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일본은 대다수 대도시에 전시장을 만들었는데 국내 전시자가 나서 국외 방문자를 부릅니다.
이러다보니 해외 사정을 모르고 전시회를 엽니다.
당연히 성적이 나쁘죠. 전시산업은 '정황 파악'이 중요합니다" (뒤셀도르프 전시장 관계자)
▨해가 지지 않는다
독일 전시회는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 깊숙이 진출, 완전한 형태의 서세동점(西勢東漸) 형국을 이루고 있다.
중국이 이미 독일 전시산업의 손아귀에 들어갔고 다음은 베트남 등 신흥 개발도상국이 될 것으로 독일측은 보고 있다.
독일 해가 져도 아시아에서의 독일 전시회는 같은 시각 개최되는 '일몰 없는 산업'이 실현되고 있는 것.
프랑크푸르트 전시장이 4년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하는 '텍스 케어'는 1998년 싱가포르에서 같은 이름으로 개최됐고, 2002년엔 홍콩에서 막을 올렸다.
또 2005년엔 중국 북경에서 같은 이름으로 전시회를 연다.
1, 2년 사이에 수백km씩 동쪽으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뒤셀도르프 전시장의 경우, 지난달 중국 충칭과 협정을 맺었고 칭다오도 협정을 원해 현재 접촉 중이다.
베이징, 선양, 광저우 등 이미 뒤셀도르프 전시장이 중국에 진출해 있는 도시 외에도 잇따라 접촉 제의가 오고 있는 것이다.
뒤셀도르프 전시장 측은 "상하이 전시장은 하노버 및 뮌헨 전시장과 함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이미 흑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중국 측이 파악하고 각 도시마다 잇따라 제휴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전시장(SNIEC)의 경우, 2001년 문을 열었으며 4만5천㎡의 전시장을 갖고 있다.
올 1월 확장공사를 통해 8만500㎡로 규모가 불어났고 추가 확장 중이다.
2002년부터 2년간 40개의 전시회가 개최됐고 향후 2년간 전시회 예약이 모두 끝났다.
프랑크푸르트.뒤셀도르프=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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