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어민 강사 선택 방법

자질.실력.경력 적극적으로 따져라

'영어는 원어민에게 배우면 좋다.

' 맞는 얘기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부모들에게 원어민 강사는 고민거리로 다가온다.

어느 때 시키는 게 좋을지, 어떻게 시키고 사람은 또 어떻게 선택해야 할 지, 문법 학습을 시켜야 할 때 원어민 강사가 도움이 될 지…. 이에 대한 해답도 역시 부모가 부지런하고 많이 알아야 오류를 줄일 수 있다는 게 더 큰 고민이다.

◇최근 경향

학교 수업에서는 원어민 교사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 제대로 된 교사를 필요한 만큼 불러오기가 어렵고, 비용도 만만찮다 보니 학부모들의 기대에는 못 미친다.

결국 사교육 시장에서 이를 찾다 보니 학원가에 원어민 강사 수요는 언제나 넘쳐난다.

요즘엔 어지간한 규모의 학원에만 가도 원어민 강사를 만날 수 있다.

유아나 초등 저학년생 대상 학원은 필수적이다.

반면 초등 고학년생, 중학생 대상 학원에는 원어민 강사가 많지 않다.

문법이나 학교 성적 위주의 강좌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다 보니 수요가 훨씬 적다는 것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개인이나 그룹 과외 형태로 원어민 강사의 지도를 받기도 한다.

관광 비자로 입국해 과외를 하는 외국인도 점점 늘어난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학부모들로선 경력이나 자격증을 확인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실력 검증 또한 어렵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언제 필요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어를 시작할 때부터, 가급적 오래 원어민 강사와 접하는 것이 영어 실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

영어를 시작하는 유아나 초등 저학년 단계에서 원어민 강사를 만나게 되면 영어에 쉽게 친숙해지고, 영어식 사고를 하고, 영어 문화에 익숙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처음에는 푸른 눈, 흰 피부에 어색해 하다가도 일단 친해지기만 하면 영어에 흥미를 붙이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하지만 원어민 강사의 필요성은 영어 실력을 제대로 쌓아야 하는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교 단계에서 더욱 높아진다.

저학년 때는 말하기의 내용이 축적되지 않아 반복되는 문답만 익숙해지기 쉽다.

표현 내용이 크게 늘지도 않는다.

때문에 차라리 저학년 때 영어로 하는 수업이 가능한 한국인 강사에게 맡기고, 고학년이 되면 외국인 강사를 만나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단어나 문장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을 때 원어민 강사의 역할이나 효과가 더욱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다.

특히 대구에서는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저학년 때는 원어민 강사가 있는 학원을 찾아다니거나 과외까지 시키지만 초등 고학년생 혹은 중학생이 되면 한국인 강사를 선호한다.

점수 영어와 문법 영어에는 원어민 강사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학원들도 이런 인식 때문에 고학년 대상으로는 한국인 강사를 더 많이 활용한다.

원어민 강사가 언제 더 필요하냐는 문제는 이른바 회화 영어냐, 점수 영어냐의 선택 문제와 직결된다.

학부모 스스로의 결단에 따를 수밖에 없는 노릇이지만 영어 공부가 하루이틀에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 말하기와 듣기 실력은 조금만 손을 놓으면 금세 줄어든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유의할 점

어느 시기든 자녀에게 원어민 강사의 수업을 시키려 결정했다면, 학부모는 더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

강사의 자질이나 인성, 경력 등을 꼼꼼히 따지지 않았다가는 효과도 없이 비용 부담만 안기 쉽다.

학원 관계자들은 외국인 강사를 두 부류로 파악한다.

첫째는 여행 삼아 돈 벌러 오는 경우로, 지방에 있는 외국인 강사의 대다수가 여기에 속한다고 한다.

가르치는 데 뜻이 있고 실력도 갖춘 강사는 찾기 힘들다는 것.

캐나다나 미국의 젊은이들, 특히 취업하지 못한 이들에게 한국은 대단히 매력적인 나라라고 한다.

영어학원이 급격하게 불어나고 원어민 강사 수요가 폭증하다 보니 자질이 모자라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번졌다는 것.

지방의 학부모들로선 일단 눈을 부릅뜨고 여러 가지를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어떤 자격증을 갖고 있는지, 성격은 어떠한지, 근무태도는 어떤지 등을 학원에 가서 직접 살펴봐야 한다.

자녀에게 수업 내용이나 진행 방법 등에 대해 묻는 것도 좋다.

학부모가 원어민 만나기를 겁내거나 피해서는 제대로 된 원어민 강사를 만나기 어렵다.

믿을 만한 학원이라고 해도 강사들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자녀를 위해 한번쯤 용기를 내고 직접 만나보는 게 바람직하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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