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 안정대책을 내놓은지 9개월째를 맞으면서 부동산과 건설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가라앉아 산업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는 형국이다.
기존 주택시장 상황이 전세난에서 역(逆)전세난으로 바뀌었는가 하면 신규분양시장도 한참동안 잠잠해 있다가 최근들어 다소 활기를 띠는 분위기이지만 무기력하긴 마찬가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건설사들은 무턱대고 집을 지었다가 팔지못하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계산아래 분양을 미루는 분위기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101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 64%가 연초 계획량에서 줄여 집을 짓겠다고 응답했다.
대구시의 건축허가면적도 지난 5월(71만6천398㎡)에 비해 6월(70만2천784㎡)이 더 적었고, 올 1~6월 전체 건축허가면적은 3천23개 동(棟)에 연면적 244만8천14㎡로 작년 같은기간 4천552개 동, 360만1천398㎡에 비해 동 수로는 34%, 연면적으로는 32%나 감소했다.
건설투자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17%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요즘 부동산경기 급랭을 두고, "부동산투기가 잡혔다"고 좋아만할 일은 아닌 게 분명하다.
건설업은 관련업체가 수 백 개나 된다.
집을 짓는데는 시멘트.철근.중장비.레미콘 등 많은 업체들이 자재나 장비, 인력을 공급하는가 하면 대형 건설사들은 전기.가스.창호.인테리어 등 공정별 시공을 작은 업체에게 맡기기 때문에 고용과 경제효과는 어마어마하다.
이 때문에 건설경기가 경기의 중요 지표가 된다.
건설사들이 집을 적게 지으면 수 많은 업체들의 수입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은 물론 장기고용도 감소, 실직자가 양산된다.
부동산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2002~2003년에 많은 사람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샀다.
당시 집을 담보로 집값의 80%까지 대출을 받았다.
만약 집값이 20% 이상 떨어진다면 집을 팔아도 은행빚을 갚지못하는 일이 발생, 금융시장 전체가 일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이처럼 집값은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집도 다른 제품들처럼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도록 시장기능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지정, 원가공개, 보유세 강화 등 규제책을 쓴 결과 일시적으론 집값이 내릴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론 더 큰 부담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투기를 막는다고 시장의 맥을 끊어선 곤란하다는 얘기다.
경기가 나쁘다고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짓지 않을 경우 몇년 후에는 반드시 집값이 오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집값을 잡기위해선 장기적으로 공급물량을 늘리는 정책을 쓰는 한편 투기꾼들을 지속적으로 단속, 투기소득에 대해 세금을 제대로 물리는 것으로 부동산시장의 숨통을 트야한다고 말한다.
경제부.황재성 jsgold@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