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알(PR)은 기업이나 조직이 공중과의 관계 속에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행위나 기능을 일컫는다.
하지만 나쁘게 보이는 걸 좋다고 하는 게 아니라 좋은 걸 좋다고 하는 이미지 만들기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제3대 대통령 제퍼슨이 의회에 제출할 교서의 초고를 쓰다가 '공중의 감정(public sentiment)'이라는 말 대신에 '대공중 관계(public relations)'로 고쳐 쓴 것이 그 시초다.
우리나라에는 제2차 세계대전 뒤 도입됐으며, 단순한 광고.선전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홍보(publicity)는 선전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선전은 주로 위에서 아래로의 정보 전달 활동이며, 그 정보가 때때로 과장.왜곡돼 일방적으로 어느 특정 이미지를 만든다는 점에서 '대언론 관계'라는 좁은 개념의 홍보와는 차이가 난다.
하지만 넒은 의미로는 홍보도 선전.광고의 범주에 들어간다.
아무튼 요즘은 이른바 피알 시대임에 틀림없다.
▲서울시가 지하철 전동차 안에 붙인 두 종류의 정부 홍보물이 서울을 폄훼하는 내용이라며 떼어내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의 광고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국정홍보처가 공동으로 제작한 것으로 만화에 '서울, 멕시코시티보다 못하다?' '서울, 북경보다 못하다?'는 제목이 각각 붙어 있으며, 신행정수도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광고는 더구나 '서울은 세계 30대 도시 중 삶의 질이 최하위로, 도시경쟁력은 북경(17위)이나 맥시코시티(18위)보다 뒤처진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제 얼굴에 침 뱉기'식 홍보라는 논란을 빚고 있는 모양이다.
국정홍보처 측은 '반어적인 광고 표현기법으로, 수도 서울의 삶의 질과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정부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하나 그렇게 보기에는 아무래도 이상한 것 같다.
▲어떤 조직의 승패도 공중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이미지를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광고.선전을 통해 이해와 호의를 증진시키며,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번 지하철 광고 논란은 분명 넌센스다.
국정을 잘 운영하면 이런 광고가 과연 필요할까? 정부는 이런 '웃지 못할' 홍보보다는 일 자체에 힘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이태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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