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열린우리당, 과거사 대여 강공 중단

열린우리당이 강공 일변도로 전개했던 정체성 공격을 돌연 중단할 뜻을 내비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당은 최근 한나라당에 공개적으로 휴전을 제의하는 한편 당력을 경제회생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과거사위 구성도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더 큰 타격을 주기 위해 잠시 숨고르기에 나선 것이란 주장과 더 이상 정체성 공격이 주효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부 판단 때문이라는 주장이 모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자를 주장하는 측은 우리당이 휴전을 제의하면서도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에 대한 공격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신기남(辛基南) 의장은 3일 열린 기획자문위원회에서 "경제 회생을 위한 경쟁을 벌이자"며 정쟁중단을 선언하면서도 박 대표의 정체성 주장을 신(新)색깔론이라고 몰아붙이는 등 오히려 새로운 공격소재로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난데없는 정체성론은 사실상 군사독재세력이 전가의 보도처럼 써왔던 색깔론의 연장에 불과하다"며 "색깔론과 비슷한 신색깔론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박 대표를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를 두고 "솔직하게 더 강한 정쟁을 하겠다고 선언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체성 공방의 '약발'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주장과 관련, 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최근 "한나라당에 크게 뒤지던 지지율이 최근 상승세를 타다 다시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더 이상 정체성 공방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체성 공방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왔지만 더 이상 지리한 정쟁을 계속한다면 지지율이 다시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최근 청와대가 '확실히 밀고나가자'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가 속도조절론에 공감하는 이유는 체감경제 악화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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