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로 예비 쌍둥이 아빠가 숨진 사건을 다룬 방송 보도에서 진행자가 사용한 표현이 논란이 되자, 가해자 측의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방송에서 사과가 나왔다.
10일 JTBC '사건반장'은 지난 10월 7일 경기도 양주시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를 조명했다. 50대 운전자 A씨는 사건 당일 오후 8시 58분쯤 경기도 양주시 옥정동에서 인도를 걷던 이종희(36) 씨를 자신의 SUV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222%의 만취 상태로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경찰 조사에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씨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난 뒤 귀가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그는 내년 5월 쌍둥이를 출산할 예정이던 아내와 함께 부모가 될 준비를 하고 있던 예비 아빠였다. 이 씨의 아내는 사고 소식을 듣고도 '친구들이 장난을 치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믿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 씨의 동생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폐쇄회로(CC)TV를 살펴봤더니 술에 너무 취해서 아예 주차장에서 인도로 연결되는 길로 들어갔더라"며 "그 상태로 700~800m를 달려서 오빠를 들이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A씨 측은 "죄송하다", "부양할 가족이 있다", "피해자 측에 충분히 사과를 못 했으니까 시간을 좀 달라"는 취지의 말을 전해왔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예비 아빠의 목숨을 앗아가놓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기막히다"며 "감형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날 방송에서 사건을 소개하던 진행자는 A씨를 향해 "이 인간의 음주 상태가 정말 심각했다", "볼라드(인도 진입 차단 구조물)가 있었어도 그걸 밀고 갔을 인간인 것 같다" 등 비판적인 어조를 이어갔다.
방송 직후 A씨 측은 방송국 민원실에 항의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이들은 "'이 인간'이라는 표현은 너무 공격적이며, 방송이 가해자 혐오를 유발하고 있다"며 "우리도 힘들다. 아프간에서 끌려온 사람처럼 굉장히 불쌍해 보였다"고 했다.
이에 JTBC는 12일 방송에서 진행자의 사과 입장을 공개했다. 그는 "그날 방송에서 유족에게 너무 감정이입을 했던 나머지 가해자 가족들의 상실감과 아픔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를 드리는 만큼 민원실에는 그만 전화를 주셨으면 한다. 제 부덕의 소치다"라고 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李대통령 지지율 54.3%로 소폭 하락…전재수 '통일교 의혹' 영향?
[인터뷰]'비비고 신화' 이끌던 최은석 의원, 국회로 간 CEO 눈에 보인 정치는?
'李 대통령 질타' 책갈피 달러에…인천공항사장 "무능집단 오인될까 걱정"
'국비 0원' TK신공항, 영호남 연대로 뚫는다…광주 軍공항 이전 TF 17일 회의
김어준 방송서 봤던 그 교수…오사카 총영사에 이영채 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