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역사 망각하는 민족에 미래없다

오는 15일은 4대 국경일 중의 하나인 광복절이다.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은 민족답게 우리는 경축하고 기념해야 할 국경일이 많다.

자칫 공휴일쯤으로 생각하고 무심코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날이지만 광복절만큼은 애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의미있는 하루가 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이 땅에서 윤택함을 누리면서 사는 것도 나라가 위태로울 때 신명을 바치신 애국선열 덕분이요, 광복 59주년을 기념할 수 있게 된 것도 다 그분들의 희생과 공헌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 자체로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위국헌신하신 애국선열들을 통해서 나라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이고 나라 없는 설움이 어떤 것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나라 없는 민족의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소수 민족들을 봐도 알 수 있다.

쿠르드족은 8천년의 역사와 4천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지고 그들만의 언어와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면서 살고 있지만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 존재가 철저히 무시되었고 지배 국가로부터 온갖 박해와 인권유린을 당하며 살고 있다.

세계사에 유래가 없을 정도로 악랄한 일제치하에서 우리의 선조들이 당했던 끔찍한 고통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쿠르드족을 통해서 그 고통의 일부를 엿보게 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후손들은 이러한 애국선열들의 고귀한 뜻을 망각하고 편가르기와 이기주의에 몰입하여 나라의 앞날은 걱정하지 않고 우리를 암흑의 시대로 몰고 갔던 잘못된 과거사를 되풀이하는 모습을 사회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주변 강대국들의 엄청난 경제력과 군사력은 경계할 대상이 되었고 노골적인 역사왜곡과 비신사적인 외교행태는 우리를 더욱 궁지로 몰고 있다.

역사를 망각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지나간 과거사를 통해 시대의 흐름과 주변의 정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나라를 자신의 목숨보다도 소중히 여겼던 애국선열들을 통해 올바른 삶의 방향과 고귀한 정신을 배우는 것이 우리 민족이 나아갈 생존의 길이다. 추헌용 대구지방보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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