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간 지역 경제를 선도(先導)해온 '밀라노 프로젝트'가 뒤늦게 감사원 감사를 통해 종합 진단을 받게 된 것은 서글픈 현실이다.
감사원 예비조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7천억원이 투입된 밀라노 프로젝트는 부산의 신발산업육성 계획과 함께 당초 정부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패한 정책'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오명을 남길 것 같다.
밀라노 프로젝트가 무엇인가. 대구를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같은 세계적인 패션산업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와 대구시, 섬유업계가 공동으로 추진해온 섬유산업 육성 계획이 아닌가. 그런데 이 사업이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역 경제 활성화 정책이 실패했다는 뜻이다.
즉 대구 경제의 '잃어버린 5년'인 셈이다.
이러고도 GRDP(지역내총생산) 전국 꼴찌를 면하려고 발버둥쳤으니 그 동안의 '헛발질'이 안타까울 뿐이다.
더 큰 문제는 밀라노 프로젝트 성적표가 나오면 그 뒷수습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다.
대구.경북견직물조합의 경우 '2단계 밀라노프로젝트' 핵심 사업으로 국비 925억원의 '해외 공동마케팅' 세부기획안을 확정한 상태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이미 '포스트 밀라노'를 향해 깊숙이 발을 들여놓은 상태인데 뒤늦게 정책 자체가 낙인찍힐 경우 그 부작용을 어떻게 감당할지 의문이다.
"패션 전공 학생이나 디자이너 양성 등을 고려할 때 밀라노 프로젝트는 수도권에서 실시됐어야 한다"거나 "섬유산업 육성여건이 취약한 대구지역에서 밀라노 프로젝트가 추진된 것은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관계자의 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업계의 이런 '엇박자'에 지역 경제, 특히 섬유업계가 또 한번 멍들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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