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평원을 달릴 심장은 벌써 뛰고 있지만 평정심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다.'
생애 마지막 출사표를 던진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4.삼성전자.2시간7분20초)가 거리주 훈련을 완전히 마치고 마인드 컨트롤에 돌입했다.
오는 29일 자정(이하 한국시간) 108년 만에 귀향한 올림픽의 진정한 영웅을 가리는 결전 남자마라톤의 출발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최상의 평정심 속에 42.195㎞의 쉼없는 레이스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100㎞ 떨어진 전원도시 시바에서 마지막 몸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이봉주는 "어디 한두번 뛰어보는 건가요"라는 말로 여유를 보이고 있다고 그를 지도하는 오인환 삼성전자마라톤 감독이 전했다.
생애 32번째 풀코스 완주에 나서는 이봉주 입장에서는 이번 올림픽도 또 하나의 레이스일 뿐이다.
마지막 도전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의식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지만 최대한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셈.
평소에도 말없이 그저 뛰기만 하는 편인 이봉주는 둘째를 가진 아내와 아들 우석이의 사진을 보는 것으로 낙을 삼고 묵묵히 마라토나스 스타디움에 설 그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오 감독은 "무엇보다 훈련 캠프가 있는 시바는 올림픽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아 좋다. 이 곳에 오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최종 적응훈련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봉주는 지금까지 대전 유성-중국 쿤밍-강원도 횡계-스위스 생모리츠-그리스 시바로 이어져온 130일의 5단계 훈련을 부침없이 소화해냈고 지구력의 원천인 혈액내 헤모글로빈 수치도 서서히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는 게 오 감독의 설명이다.
이봉주는 "13년 동안 마라톤을 뛰었지만 이렇게 철저하게 준비한 적은 없다. 더이상 후회할래야 후회할 수 없는 레이스를 펼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또 다졌다.
이제 마지막 남은 프로젝트는 식이요법.
이봉주는 결전 1주전인 23일부터 2-3일간 단백질을 집중적으로 섭취하고 그 다음 4-5일 간 탄수화물만 섭취하는 식이요법에 들어간다.
작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직전처럼 이봉주가 주로 먹는 면류도 훈련 캠프에 합류한 전담 조리사의 손을 거쳐 제공된다.
훈련 파트너인 팀 후배 이명승(25)의 컨디션도 최고조에 달했다.
세계기록(2시간4분55초) 보유자 폴 터갓과 외신들이 점찍은 우승 후보 0순위 세미 코릴 등 케냐의 철각들이 좌우에 늘어서고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등 더위에 강한 만만찮은 건각들이 선두권에서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여 어느 정도의 팀 플레이도 필요하다.
구간별 식수대에서 물을 놓쳤을 때 대신 '물잡이'를 해줄 동료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
오 감독은 "탄자니아 대표로 출전하는 훈련 파트너 존 나다사야나 이명승 모두 자기 목표가 있지만 이봉주와 호흡을 맞춰 난관을 뚫고 가자고 약속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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