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은 연예인에게 자신들이 보길 원하는 이미지를 덧씌운다.
'삐딱이' 김C에게 대중들은 '파격', '튄다', '개성있다'라는 가면을 씌웠다.
"사실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오히려 '왜 그렇게 얌전하냐', '방송에서도 하고 싶은 대로 해라'라고 해요."
녹화 도중 화장실에 다녀왔다는 일화나 자기 목소리가 듣기 싫으면 다른 방송 들으라고 서슴없이 얘기하는 정도로는 그가 보기에 '솔직'한 축에도 못 끼는 모양이다.
"개성 있다거나 튄다는 말, 그리고 사람들이 그런 모습에 반응을 보인다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아요. 그런 점을 의식하고 방송했다면 벌써 그만 뒀을 거에요. 그렇게까지 하면서 방송을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보여지는 모습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그의 모습이 김C를 TV 오락 프로그램 섭외 1순위로 만들었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해온 MBC 라디오 '김C의 음악살롱'(FM4U 95.3Mhz)이 수많은 애청자를 거느린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어깨에 힘을 빼고 방송을 하지만 아무말이나 막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뮤지션은 대중에게 자신의 가치를 전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술가들의 한마디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죠."
서른 넷, 김C의 길지 않은 인생도 어깨에 힘을 빼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다.
1971년에 춘천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10년동안 야구를 했다.
대학 진학에 실패한 뒤 '거지처럼' 여기저기 떠돌며 2년을 보냈다.
집에 돌아와 마음을 잡고 음악을 시작했다.
음반 대부분의 가사를 쓰고 작곡까지 하지만 독학으로 음악 공부를 한 그는 아직 악보를 볼 줄 모른다.
강산에와 윤도현은 그에게 인생의 다른 길을 가르쳐준 사람들이다.
1996년 '화사랑'이라는 주점에서 일하고 있을 때 강산에와 윤도현을 만났다.
강산에는 김C에게 음악인의 길을 알려주었고 윤도현 덕분에 방송에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7년이라는 오랜 무명 시절을 겪었지만 지금도 밴드 '뜨거운 감자'보다는 입심 좋은 김C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아쉽다.
스스로는 '음악인'이지 '방송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음악인은 관객들의 흥을 먹고 산다고 생각해요. 관객들이나 시청자들이 김C라는 음악인과 '뜨거운 감자'라는 밴드를 알고 있는 상태와 모르는 가운데 무대에 올라가는 느낌은 정말 다르죠."
지금의 인기가 부담스럽다는 김C. 인기에 연연하진 않지만 방송을 통한 인기는 그가 음악을 계속할 수 있게 하도록 보탬이 된다.
"음반만 내면 우리 음악을 알고 듣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방송 활동도 해야 사람들이 알고 듣죠. 누군가는 날품을 팔아야 하는데, 멤버들이 저더러 하랍니다.
하지만 방송에 나가도 궁극적 목표는 음악이라는 목적 의식은 잊지 않아요." 그는 오는 21일 대구 전시컨베션센터에서 강산에, 윤도현, 김제동과 합동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사진: 밴드 '뜨거운 감자' 멤버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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