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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노조, 남원가서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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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후 전북 남원의 '만인의총'을 찾은 한나라당 의원들은 아연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여 명의 시위대가 만인의총 입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나라당의 '호남 구애' 기대가 일순 무너지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밀려왔다.

만인의총은 10.26 사태를 앞둔 79년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쓴 휘호('충렬사' '만인의총 정화기념비')가 남아있는 곳으로,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애국선열을 추모한다는 취지에서 방문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박 대표를 비롯, 100여명의 의원들이 시위대 앞에 다다랐을 때 모두들 깜짝 놀라고 말았다. 시위대는 30여일 넘게 파업중인 민주노총 공공연맹 산하 대구지하철 노조원들이었기 때문이었다. 피켓에는 "비용절감 논리 속에 시민안전 팽개치는 대구시를 규탄한다"는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한 노조원은 "대구시장이 파업 중재에 나서지 않아 이렇게 왔다"며 "박 대표와 한나라당이 나서달라"고 소리쳤다. 또 다른 노조원은 "지하철 2호선 개통을 앞두고 엄청나게 현장인력을 줄인 대구시장의 만행을 막아 달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과 노조원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졌고 고성이 오갔다. 손님을 마중 나온 강현욱 전북지사와 주민들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주민은 "우리가 일부러 시위대를 부른 것도 아닌데 괜한 오해를 살까봐 걱정스럽고 미안하다"고 했다. 또 상당수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죽하면 찾아왔을까' 하는 안타까움 보다는 "대구시장을 나무랄 일이지 왜왔냐"며 불쾌감부터 드러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일부 대구 의원들은 만인의총을 떠나며 "시장이 파업을 수습 중인데 정치인이 나서서 협상 분위기를 망칠 수는 없지 않느냐"며 "호남까지 와서 시위를 할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고 혀를 찼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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