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이 소변검사를 조작해 신체검사에서 병역면제 판정을 받은 병역 비리 파문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라이온즈 주전급 선수 6명을 포함, 50명 가량이 경찰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사구체신염'으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은 선수는 모두 6명에 이르며 구단 측이 이와 관련해 해당 선수들을 상대로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관련자 중에는 J, P 선수 등 1군 선수들이 다수 포함되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은 이번 주중 해당 선수들이 경찰에 소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삼성의 한 관계자는 "선수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구단에서는 특별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4일 밤 경산 볼파크에서 선수들을 소집해 안정을 되찾도록 하는 등 향후 경기에 끼칠 파장을 염려했다.
특히 삼성은 포스트시즌을 감안, 주전급 선수들이 경찰에 소환될 경우 즉각 팀 전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크게 긴장하고 있다.
선동렬 수석 코치는 "향후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프로야구 선수들의 병역법 위반 사건으로 지난달 28일 브로커 우모(38)씨와 김모(29.전 프로야구 선수)씨가 구속된 데 이어 3일 LG구단 소속 김모(23)씨 등 4명이 구속됐다.
또 4일에도 SK-롯데전 도중 선수 3명이 경찰에 연행돼 조사받는 등 모두 6명이 조사를 받아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5일 현재 경찰청의 조사를 받은 프로야구 선수는 모두 7명으로, 이들은 모두 브로커에게 '병역면제' 알선비로 3천500만∼4천500만원을 건넨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수법은 '신장질환'거짓말△이번에 드러난 병역면제 수법은 단백질이 검출되게 하는 약물과 자신의 혈액을 소변에 섞어 의사에게 제출하는 신종방식으로 밝혀졌다.
병역면제자들은 1차 검사가 이뤄지는 개인병원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소변검사를 받고 '자주 피로를 느낀다' '얼굴이 붓는다'는 식으로 허위 증상을 호소해 사구체신염 등 신장질환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았다.
종합병원 2차검사에서는 소변채취 뿐 아니라 조직검사도 하기 때문에 이들은 검사 전날 저녁부터 검사 3~6시간 전까지 공복 상태에서 커피가루를 물에 타 마셨다.
이렇게 할 경우 콩팥 조직검사에서도 신장질환이 있는 것처럼 결과가 나타나며 병원 측은 의심없이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해 준다는 것.
◇공소시효 3년 경찰 당혹△경찰은 '소변검사 조작'이라는 신종수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80여명의 명단을 확보한 상태지만 이들 중 30여명은 병역법 위반 공소시효인 3년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최근 구속한 브로커 유모씨 등으로부터 입수한 80여명의 '고객' 명단에는 50여명의 프로야구 선수와 연예인 일부, 축구선수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고객'들이 수천만원대의 브로커 비용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하는 점에 비춰 볼 때 아직 회사원이나 대학생 정도로 파악된 인물들 중 기업인이나 고위 공직자 자제 등이 추가로 적발될 가능성도 높다.
경찰은 일단 80여명 모두를 대상으로 신원파악 등 조사를 벌이겠다는 방침이지만 30여명에 대해서는 혐의사실이 공소시효를 넘어섰는지에 대한 확인작업도 함께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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