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 가을 유행 여성·남성복 경향

복고풍의 여성스럽고 우아한 레이디, 클래식 엘레강스 남성복 트렌드

파리 패선업체인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디자이너 요아나 크루센씨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계 4대 컬렉션 중 여성 기성복 분야에서 지명도가 가장 높은 파리 프레타 포르테 여성복 컬렉션이 오는 10월 4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해외 패션 전문기자들도 벌써부터 설레는 표정이다.

8일부터 시작되는 뉴욕 컬렉션을 기점으로 런던, 밀라노, 파리로 이어지는 세계적인 여성 기성복 패션쇼에서 어떤 유행이 제시될지 기대가 큰 모양이다.

이런 중요한 컬렉션들에서 제시되는 유행은 내년 봄·여름 패션. 지금 백화점 등지에는 가을옷들이 내걸리고 있지만 이미 패션 디자이너들은 내년을 내다보며 유행 경향을 제시하기 바쁘다.

그러고 보면 올 가을 패션 경향도 이미 지난해 초에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예고한 것과 다름이 없다.

올 가을 여성복과 남성복의 테마는 '클래식'에 '우아함'이 더해진 것이 특징.

올 가을 여성복은 복고풍의 여성스럽고 우아한 패션 스타일이 유행을 예고하며 기품있는 요조숙녀를 표현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베스띠벨리 디자인실 박성희 실장은 "올 가을 패션계는 1950년대 감성의 복고적인 무드 속에서 여성스럽고 우아한 레이디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레이디를 표현하는 스타일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우아한 '레이디 라이크(Lady-Like)', '로맨틱 머스큘린(Romantic Masculine)', 그리고 '로맨틱 빈티지(Romantic Vintage)'가 바로 그것.

'레이디 라이크' 스타일은 복고적 무드를 담은 클래식의 세계를 새롭게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1940,50년대의 허리를 강조한 뉴 룩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로맨틱한 A라인과 1920년대의 우아한 H라인을 중심으로 레이디 라이크 룩(Lady-Like Look) 스타일이 선보여지고 있다.

그래서 스커트도 무릎선 길이의 플레어 스커트와 규칙적인 주름이 있는 플리츠 스커트, 그리고 매우 홀쭉한 스타일인 펜슬 스커트(Pencil sikrt)가 함께 유행의 중심에 서 있다.

특히 A라인의 무릎선 길이까지 내려오는 플리츠 스커트는 여성스러운 매력을 더욱 강조해준다.

무릎선 또는 무릎 바로 아래까지 내려오는 길이의 A라인 플리츠 스커트는 올 가을 필수품. 여기에 니트 카디건이나 볼레로 스타일의 짧은 카디건을 곁들이면 더욱 멋진 가을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리본 블라우스와 펜슬 스커트에 트위드 재킷을 입거나 자수와 비즈 장식의 니트와 볼레로 스타일의 짧은 카디건과 A라인의 플리츠 스커트를 입어도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다.

'로맨틱 머스큘린'은 남성적인 스타일에 여성스러운 로맨틱한 요소들이 가미된 스타일. 예를 들면 체크 패턴에 길이가 짧고 허리가 강조된 재킷과 팬츠로 이루어진 정장을 입고, 이너웨어는 여성스러운 꽃무늬 셔츠나 블라우스를 매치하는 스타일을 손꼽을 수 있다.

유명 디자이너 발렌티노의 경우 짧은 길이에 허리선이 잘록하게 들어간 턱시도 스타일의 재킷에 몸에 붙는 팬츠를 입고 재킷 칼라에는 털 장식을 해준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복고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로맨틱 빈티지'는 마치 할머니 옷장에서 찾아낸 듯한, 복고풍의 꽃무늬 원피스, 꽃무늬 재킷, 손뜨개한 것 같은 머플러와 니트, 오래 입은 듯 낡은 느낌을 주는 청바지와 가죽 등 빈티지 스타일에, 고급스러운 퍼(fur)나 직접 손으로 만든 듯한 자수와 비즈, 아플리케 장식 등 수공예적 디테일을 통해 예스러움과 로맨틱함을 절묘하게 혼합한 것이 특색이다.

이런 아이템들을 단순한 느낌의 정장에 매치해서 포인트를 주는 것도 올 가을 패션리더로서 멋진 연출을 하는 좋은 방법일 듯하다.

올 가을 로맨틱 빈티지 스타일로 입고 싶다면 워싱 처리되어 빛 바랜 듯한 청바지에 복고풍의 예스런 이미지의 꽃무늬 재킷을 선택해 보자. 여기에 셔링이나 비즈 같은 로맨틱한 디테일이 들어간 이너웨어를 곁들인다면 더욱 좋다.

올 가을을 대표하는 소재와 패턴은 트위드와 벨벳, 체크와 꽃무늬를 손꼽을 수 있다.

특히 트위드와 체크는 정통 영국 스타일에서 영향을 받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 가을을 대표하는 색상은 복고풍의 영향으로 전체적으로 중간 톤이 강세를 보이며 점차 어두운 톤으로의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핑크를 비롯한 붉은 색조가 많이 섞여서 따뜻한 느낌을 주는 퍼플 색상과 붉은 포도주색을 나타내는 버건디(Burgandy) 색상이 주목받고 있다.

올 가을 남성복은 지난해부터 유행한 클래식 무드에 엘레강스한 느낌이 더해져 우아함을 살린 경향이 짙다.

1940,50년대의 클래식함에 1960,70년대의 현대적인 감성이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LG패션 알베로의 송은영 디자인실장은 "파리, 밀라노 등 유명 컬렉션에서 클래식이 가장 주목받았다"며 "특징적인 것은 엘레강스가 더해져 광택있는 소재, 부드러운 실루엣 등 우아한 느낌을 살린 제품이 많다는 점"이라고 했다.

소재는 광택감이 느껴지는 것이 대세를 이룬다.

실크 100%부터 알파카(낙타과에 속하는 양과 비슷한 동물로 얇고 광택이 남) 등 고급 모 소재들이 수트와 재킷에 많이 사용되었다.

올 가을에는 쓰리 버튼 수트가 강세였던 올 봄에 비해 스타일이 다양해졌다.

여름부터 보이기 시작한 이러한 경향은 올 가을에 더욱 가속화돼 원 버튼, 투 버튼, 하이 투버튼, 더블 버튼 수트 등 다양한 스타일이 선보이고 있다.

색상은 브라운의 강세 속에 우아함을 표현할 수 있는 블랙 계열이 부각되고 있다.

또 화이트, 와인, 다크 블루 등 깊이감이 느껴지는 색상이 많이 눈에 띈다.

코듀로이, 데님 등 캐주얼한 소재를 수트로 연출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입거나, 수트+셔츠+타이의 세트 착장으로 대변되는 드레스 룩을 노타이 착장이나 콤비 재킷 착장(터틀넥이나 셔츠 등을 재킷과 함께 연출하는 것) 등으로 캐주얼하게 소화하는 것이 유행이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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