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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지갑 열기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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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갈수록 뒷걸음치고 있다.

그 역류(逆流)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시중에는 '디지털TV 말고는 팔리는 물건이 없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소비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최근 통계도 이를 정확히 뒷받침하고 있다.

웬만하면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들, 그 소비 경직도(硬直度)가 점점 높아지면서 한국 경제가 유연성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지난 7월 중 서비스업 전체 생산은 전년 대비 1.2%가 줄어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6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제조업 위축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경제에 주는 충격이 크다.

더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서민 살림살이의 심각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내수업종인 소매업종의 경우 18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보이면서 홈쇼핑 등 무점포업이 8.8%나 감소했고 음식료품은 7.6% 줄었다.

특히 '밥은 건너뛰어도 자녀 공부는 시킨다'는 한국민이 아닌가. 그런데 교육서비스업의 경우 여름 성수기임에도 불구, 9.6%나 줄어드는 최악의 상태를 보였다.

이런 지경이니 '먹는 것, 입는 것'이 장사가 될 리 없다.

올 상반기 중 카드 이용금액도 185조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36.1%나 감소했다.

사상 최대였던 2002년 하반기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런데도 8월중 생산자 물가는 7.5%나 올랐다.

생산자 물가는 몇 달 후면 바로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직결되는 요인이 아닌가.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제 지갑을 열기가 두려운 것이다.

소비는 고용 창출과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는 근본적으로 활성화되지 않는다.

돈을 풀고 세금을 깎아 씀씀이를 늘리겠다는 정부의 단기 정책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욱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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