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기겔,21C 산업 핵심 신소재

한국 영남대 중심 개발클러스터 구축 연구 착수

NT(나노기술) BT(생명공학) IT(정보기술) ET(환경기술) 융합형 첨단 유기겔 신소개 개발 클러스터구축 사업이 올해부터 9년간 영남대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전체 예산은 280억 원. 사업비 대부분이 R&D(연구개발)에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순수 연구비 규모로 볼 때, RRC(지역협력연구센터)나 TIC(기술혁신센터)의 4, 5배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영남대 및 포항공대, 경북대, 금오공대, 경일대, KAIST, 대구가톨릭대, 충남대, 전북대 등의 국내 정상급 책임 연구진 30여명과 코오롱, 새한, LG마이크론을 포함한 대기업, 벤처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성공할 경우, 지역산업은 물론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에 획기적 전환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인류의 미래를 바꿀 유기겔 신소재에 대해 살펴본다.

◇유기겔이란?

지구상에는 '고체' '액체' '기체' 등 3종류의 물질이 존재하고 있고, '금속' '유기' '무기' 등 3가지 재료가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액체의 경우 흐름이 있는데 이를 '졸(Sol)'이라고 부르며, 흐름이 없는 액체는 '겔(Gel=반고체라고도 불림)'으로 일컬어진다.

20세기는 섬유, 플라스틱 등 단단한 외형을 가진 고체와 액체 2가지 물질의 재료가 주로 사용됐지만,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고체의 특징과 액체의 특징을 함께 가진 새로운 신소재의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유기겔'이 주목을 받게 됐다.

유기겔은 탄소를 주요 구성 성분으로 한 고분자 유기재료이면서, 인간의 몸과 같은 겔(Gel) 상태이다.

겔(Gel)은 투명성과 산소투과성, 적절한 부착력, 습윤성,우수한 기계적 물성, 형태 안정성, 유연성 등의 특징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고분자 유기겔을 산업적으로 응용할 경우 획기적인 신제품의 개발이 가능하다.

졸(Sol)에서 곧바로 고체로 만든 재료보다 겔(Gel) 상태를 거쳐 고체화 하면, 기존 고체에 비해 흡수력이 100배 이상 강해지는데, 이를 활용한 제품이 바로 기저귀와 생리대, 상처거즈 등이다.

또 폴리에스테르와 같이 액체에서 섬유를 뽑아내는 일반방사 보다 액체(=Sol)에서 겔(Gel) 상태로 바꾼뒤 섬유를 생산하는 겔(Gel)방사 공법을 사용하게 되면, 강철보다 수십배 강한 최첨단 섬유가 탄생하게 된다.

이처럼 고분자 유기겔은 초고강력 섬유와 타이어코드용 섬유, 낚시줄에서 콘택트렌즈, 의약품, 식품, 다이어트 음료, 컴퓨터 프린터용 토너, 2차전지, 의료용 신소재, 폐수처리용 담체 등 활용도가 거의 무한하기 때문에 선진 각국들은 유기겔 관련 기술의 개발과 보호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도전은 시작됐다

현재 유기겔 소재의 세계 시장 규모는 일반적 용도만 수십조 원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지만, 국내 유기겔 산업은 원천기술이 빈약한데다 상업적으로도 활성화 되어 있지 못한 실정이다.

더욱이 유기겔 관련 기술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자국 기술보호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어 기술이전 또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도전은 섬유분야에서 먼저 시작됐다.

산업자원부는 2002년 '초고성능 PVA(폴리비닐알코올) 재료 및 응용기술개발(일명 PVA 프로젝트:5년간 사업비 200억원)' 사업의 총괄센터로 영남대를 지정, 코오롱, 제일모직, 에이스디지텍, 파인텍스 등 섬유기업과 함께 선진국의 기술장벽 돌파에 나섰다.

대표적 고분자 유기겔 재료인 PVA는 초고강도, 내(耐)산소투과성, 내(耐)알칼리성 등 극한재료의 특성과 수용성, 생체적합성이라는 환경친화적인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특히 PVA는 분자량과 입체구조, 비누화도 등의 변수조절로 수용성에서 내수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특성이 발현될 수 있는데다, 인체내에서의 분해성 및 생분해 특성도 조절이 가능해 산업활용도가 엄청나게 높은 소재로 꼽힌다.

하지만 이 처럼 높은 산업활용도를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인 'PVA 특성조절기술'은 일본의 일부 기업이 세계적으로 독점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고성능 PVA의 수입조차 불가능하고, 가공을 거친 고가의 PVA 제품만 국내에 유입되는 실정이다.

또 국내에서 제조, 판매되는 저가의 PVA 제품은 중국과 동남아 업체의 진출로 날로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PVA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인해 초고성능 PVA 원료 및 섬유, 필름의 원천 제조기술을 확보하게 될 경우, TFT-LCD의 핵심부품인 편광필름과 초고성능 타이어코드, 석면 및 철근콘크리트 대체 섬유, 해양수산용 섬유, 고성능 복합재료 등에 활용돼 2010년쯤 연간 30억 달러의 수입대체효과와 50만명 이상의 고용증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고가 목표다

PVA프로젝트가 현재 선진국만이 가지고 있는 최첨단 섬유분야의 원천기술을 자체 확보하는데 집중되어 있다면, 첨단 유기겔 신소재 연구개발 클러스터 사업은 IT, BT, NT, ET 등 다양한 분야가 망라되어 있다.

단순히 선진국을 따라 잡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세계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독자기술개발까지 해내겠다는 의욕과 야망이 유기겔 R&D클러스터 사업에 내포되어 있다.

유기겔 항암 색전제와 인공 척추 및 관절 신소재 개발은 미국 MIT 및 존스홉킨스대학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세계 선두분야다.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아 암을 제거하는 색전술의 경우, 현재 딱딱한(hard) 소재를 사용함에 따라 혈관에 빈틈이 생기고 이로 인해 수술이 실패할 확률이 높은 반면, 말랑말랑한 유기겔 소재로 대체하게 되면, 단 한 번의 수술로 완변하게 암세포 혈관을 막아 고사시킬 수 있게 된다.

인공 척추와 관절 등은 졸(Sol)·겔(Gel) 전환기술이 사용된다.

상온(25도)에서 액체 상태인 치료제를 주사기로 주사해 몸안(36도)에서 반고체 상태로 굳어지게 하는 기술이 완성되면, 연골파열 등의 질환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다.

그러나 낮은 온도에서 겔(Gel) 상태가 되고, 온도가 높아지면 졸(Sol) 상태로 변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 점을 생각할 때, 졸(Sol)·겔(Gel) 전환기술은 자연의 법칙을 깨는 R&D다.

류원석 총괄단장(영남대 교수)은 "9년의 사업기간 중 3년마다 2, 3개의 구체적 산업화 아이템을 완성시킬 계획"이라며 "인체에 무해한 헤어·바디용품, 다이어트 음료와 고성능·고기능성 섬유, 인공 척추 및 관절, 항암색전제와 인공피부(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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