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혹등고래 잡혀 울진 '떠들썩'

고래 한마리로 울진이 종일 떠들썩했다. 울진 죽변항 개항 이후 가장 큰 고래가 잡힌데다 생김새도 독특했기 때문. 위판가도 지역 사상 최고인 무려 5천941만원을 기록했다.

13일 오후 1시쯤 울진 원전 동쪽 1마일 해상에서 죽변항 소속 중량호(9.77t급) 선장 우석웅(55.울진군 죽변면)씨와 선원 6명이 어장 그물에 걸려 죽어있는 고래 한 마리를 건져 올려 입항했다.

길이 9.8m, 둘레 5.3m, 무게가 7.3t이나 되는 등 지금껏 울진에서 잡힌 고래중 가장 큰데다 이름처럼 등지느러미가 혹 위에 있는 등 생김새도 특이했던 것. 망칙하게 생긴 고래가 잡혔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이를 보러 몰려든 구경꾼들로 항내는 이내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러나 해양경찰과 군청, 수협 직원들은 난감했다. 고래는 포획금지 어종인 만큼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하는데 업무연락은 커녕 난생 처음 보는 해괴한 고래의 이름 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

보관하는 있던 고래 자료집을 들고 나와 실물과 대조해 보고 디지털 카메라를 동원, 촬영한 다음 이를 국립수산과학원과 부산에 있는 고래연구센터에 문의하기도 했다.

1시간쯤 지난 뒤 겨우 판명이 났다. 고래연구센터는 대형고래 중 가장 곡예에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혹등고래라는 답을 보내왔다. 이 고래는 가슴지느러미가 몸 길이(11~16m)의 3분의 1에 이를 정도로 길어 몸 전체를 수면 위로 비상하기도 한다는 것. 북태평양 전역에 분포하며 오호츠크해-동해-남해-황해로 외유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고래는 고래류 중 가장 큰 소리를 내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워낙 고래 덩치가 커 위판장으로 들어올릴 만한 장비가 없었다. 2시간을 더 기다려 4차선 도로 현장에 있는 50t급 크레인 수배에 성공했다. 하지만 곤란한 일은 계속됐다.

고래를 묶어 크레인으로 연결하는 것이 문제. 하는 수 없이 죽변항이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시절 명성을 날렸던 노병(?) 3명을 무동력선에 태운 뒤 몇 번의 시도 끝에 밧줄로 고래를 묶어 물량장으로 건져 올리는데 성공했다. 주민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위판가. 오후 7시가 넘어 무려 5천941만원에 팔렸다. 울진 사상 최대였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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