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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패션통신-비서 vs 사장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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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유행에 민감한 여성들의 옷장에 빼놓을 수 없는 두 가지 아이템은 무엇일까. 목 부분을 리본으로 묶는 프릴 장식의 일명 '푸시 보(Pussy-Bow)'블라우스와 '레오파드 프린트(Leopard Print)'라 불리는 표범 무늬 의상·소품이다.

둘 다 여성미를 강조하지만, 스타일은 극과 극으로 다른 느낌이다.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루이뷔통(Louis Vuitton), 클로에(Chloe) 등이 앞장세운 올 가을·겨울의 대표적인 스타일은 단정한 차림의 전형적인 여비서를 연상시키는 '세크러테리 룩(Secretary Look)'이다.

푸시 보 블라우스와 몸에 붙는 펜슬 스커트의 매치로 여성미가 물씬 풍기는 것은 물론이고 약간은 '순종적'인 분위기도 가미된다.

그렇다면 요즘 패션 트렌드로 자주 들리는 '섹시한 비서 스타일'은 도대체 무엇이라는 걸까. '섹시한 비서'가 과연 존재하긴 하는 걸까. 요즘 유행하는 비치는 듯한, 혹은 광택 나는 블라우스에 타이트한 스커트를 입고 출근하여 사장 혹은 남성 직장 상사를 유혹하는, 그런 의미의 '섹시한 비서'를 의미하는 걸까. 그럼 그렇게 섹시한 비서는 이미 사장과 결혼해서 '사장 부인'이 되었을 법도 한데 말이다.

현재 또 다른 인기 아이템인 '레오파드(표범 무늬)' 의상들은 순종적인 '비서' 분위기와는 달리 남편의 부에 의존하며 부담없이 디자이너 부티크 쇼핑을 즐기는 '사장 부인'을 연상케 한다.

실루엣이 들어간 표범 무늬 코트에 커다란 검은 선글라스, 진한 화장의 큼직한 골드 액세서리는 한편으로는 예전 흑백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악의 여인', 'Femme Fatal(팜 파탈)'을 상징하는 듯하다.

돌체 앤 가바나(Dolece&Gabbana),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 Yves Saint Laurent(입생로랑)을 비롯한 여러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올 가을·겨울의 인기 아이템인 이 표범 무늬는 다양한 의상·소품에서 접할 수 있다.

영국의 하이 스트리트 패션 트렌드를 좌우하는 '톱 숍(Top Shop)'에서는 표범 무늬 코트, 스타킹, 스카프, 신발 등을 광고에 내세우면서 올 겨울 표범 무늬의 큰 유행을 예고하고 있다.

과거의 여성상을 두 가지 상반된 모습으로 재현하는 올 가을·겨울의 두 트렌드는 어쩌면 디자이너들의 위트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정미화·패션 저널리스트(스포츠&스트리트 콜레지오니·뉴욕 패션TV)

mihwachoung@yahoo.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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