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O가 진화하고 있다.
선진국 대도시들이 독점하고 있는 전시산업을 대구에도 접목시켜 보자며 지난 2001년 개관한 EXCO. 개관 4년을 넘기면서 주력 전시회 색깔도 조금씩 변모, 급변하는 전시산업 환경에 대해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있다.
개관 당시 주력전시회였던 대구국제광학전의 규모가 올해 크게 줄어든 반면 대구국제자동화기기전, 모터사이클쇼, 소방안전엑스포 등이 전국적 관심을 불러모으면서 '대박' 전시회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국제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 및 전시회가 EXCO의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내년 개최지를 서울로 바꿔버린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현재의 시설규모로는 내일을 대비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시회의 변모
6일 막을 내린 대구국제자동화기기전엔 내국인 2만2천여명, 해외바이어 326명이 참가했다.
지난해(내국인 2만1천여명·해외바이어 229명)보다 증가한 것은 물론, 2000년 첫 전시회 이후 매년 바이어 숫자가 늘고 있다.
때문에 벌써부터 내년도 참가신청이 쇄도, 로크웰 삼성오토메이션 등 52개 업체가 186개 부스를 예약했다.
자동화기기전은 올해 규모가 지난 2001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는데, 대구경북이 기계산업의 집적지로 변모하면서 기계전이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와 관련있는 산업에 대한 전시회 가운데는 대구국제자동화기기전 외에 대한민국섬유기계전도 올해 돋보이는 행사였다.
섬유기계전의 경우 서울에서 열리던 것을 올해 대구로 끌어왔으며 1만1천여명의 관람객과 800여명의 내·외국인 바이어 숫자를 기록, 섬유기계 국내최대 집적지인 대구에서의 지속적인 개최 전망을 밝게 했다.
5월 EXCO에서 1회 행사 막을 올린 대한민국국제모터사이클쇼에는 6만2천여명(유료관람객 4만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EXCO 개관 이후 단일 전시회 관람객으로는 최대 규모였다.
3월 열린 제1회 대구국제소방안전엑스포에도 6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모터사이클쇼와 소방안전엑스포는 올해 첫번째로 기획된 전시회지만 단번에 EXCO의 메이저 전시회로 부상했다.
그러나 EXCO의 대표 전시회인 대구국제광학전은 2002년 233개업체, 682개 부스에서 올해는 119개업체 380부스로 사실상 규모가 반토막났다.
중국 충격에 따른 지역 안경산업 약화가 광학전 위상 변화로 직결됐다.
EXCO는 섬유·안경 등 중국 충격이 예상되는 전시회는 향후 구조조정을 겪을 수밖에 없으며 이에 대비,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거절하는 전시회까지
EXCO는 오는 11일부터 부산 BEXCO에서 열리는 지역혁신박람회를 유치할 생각이 있었지만 신청서도 내지 못했다.
하반기 내내 전시회가 밀려 도저히 공간을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박람회는 올해 부산에서 450개 부스 규모로 열리는 대형 행사.
백창곤 EXCO 대표는 "놓치기 아까운 행사지만 전시회 일정이 밀려 개최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며 "올들어서는 개최를 거절해야 하는 행사가 여럿 나오고 있다"고 했다
3일부터 6일까지 열렸던 대구국제자동화기기전(DAMEX)은 1·3·5층 전시장을 모두 가동해 부스를 수용했다.
15일부터는 그린에너지 엑스포가 또다시 예정돼 있다.
올해 EXCO 가동률은 70.5%로 예상된다.
지난해는 69.9%. 지난해의 경우, 대구U대회로 인해 한달 넘게 EXCO가 U대회 경기장 및 프레스센터 등으로 사용되면서 가동률이 10%가량 올라갔지만 올해는 이러한 '특수'도 없이 가동률을 지난해와 엇비슷하게 달성했다.
◇앞으로의 과제
EXCO 대표 전시회 가운데 하나인 국제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 및 전시회가 내년엔 서울에서 열린다.
행사 주최측이 EXCO의 인프라 부족 등을 이유로 옮겨간 것이다.
때문에 현재의 시설 규모로는 기존의 전시회마저 지켜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산 BEXCO의 지난해 전시장 가동률은 46%. 하지만 BEXCO는 전시면적이 대구의 3배에 이를 정도로 EXCO의 시설이 좁다.
EXCO측은 현재 주차장 부지 위에 전시장 증설을 최대한 조속히 해야 한다는 입장. 경부고속도로 확장으로 구미와 30분 이내, 연말 대구∼포항고속도로 준공으로 포항과도 50분 거리로 단축되므로 EXCO가 양 산업도시의 전시회 수요도 충당해야 한다.
오경묵 EXCO 홍보팀장은 "인프라면에서 어려운 점이 많지만 특화 전시회를 통해 EXCO만의 전시영역을 구축했다"며 "양보다는 질적으로 성장한다는 각오로 EXCO가 최고의 지방전시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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