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몽고메리, 우즈 제치고 우승

'장타는 쇼, 퍼팅은 돈.' 14일 제주 라온골프장에서 열린 MBC-라온인비테이셔널은 이같은 골프 격언을 증명해준 경기였다.

라온골프장을 설계한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 그리고 박세리(27.CJ)와 가진 18홀 스킨스게임에서 9개의 스킨을 따내고 7만5천달러를 받아 우승했다.

기대를 모았던 우즈는 5개의 스킨을 얻어내고 5만1천달러를 받아 4개의 스킨으로 역시 5만1천달러를 챙긴 최경주와 함께 2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우즈는 강한 바람 속에서도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장타를 마음껏 과시해 갤러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최경주는 퍼트가 잇따라 홀을 스치며 18홀 내내 스킨을 따지 못했지만 5만1천달러의 상금이 주인을 찾지 못해 치러진 30야드 벙커샷 경연에서 가장 홀에 가깝게 볼을 떨궈 체면을 살렸다.

세계 정상급 남자 선수들과 같은 조건에서 맞선 박세리는 기량 차이를 넘어서지 못하고 1개의 스킨도 따지 못했다.

하지만 박세리는 현격한 비거리 차이에도 여러차례 버디 기회를 이끌어냈고 다른 선수의 스킨 획득을 저지하는 등 눈부신 경기를 펼쳐 슬럼프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알렸다.

몽고메리는 드라이브샷 비거리에서 우즈는 물론 최경주에도 밀렸으나 그린에서의 집중력이 이들을 앞섰다.

1번홀(파4)에서 4m 버디 퍼트를 떨구며 기선을 잡은 몽고메리는 2번홀(파4)에서 314야드의 엄청난 드라이브샷을 날린 뒤 가볍게 50㎝ 버디 찬스를 만들어낸 우즈에게 1홀을 양보했으나 2개의 스킨이 쌓인 4번홀(파3.206야드)와 5번홀(파4)에서 혼자 버디를 뽑아내 선두로 나섰다.

5번홀에서 몽고메리는 드라이버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으나 핀을 향해 곧장 아이언샷을 날려 홀 1.5m 버디 기회를 만들어낸 것이 몽고메리의 관록이 돋보였다.

몽고메리가 우승을 사실상 굳힌 것은 무려 5개의 스킨이 쌓인 10번홀(파4. 557야드).

세번째샷 실수로 파온에 실패한 몽고메리는 다른 선수들이 버디 퍼트를 남기고 있을 때 칩샷을 해야 하는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몽고메리가 10m 거리에서 살짝 띄워 굴린 칩샷은 깃대가 꽂힌 홀을 파고 들었고 우즈와 최경주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한꺼번에 4만7천달러의 상금을 쓸어담아 합계 7만5천달러를 챙기며 독식 분위기로 몰고 갔다.

우즈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11번홀(파4.378야드)에서 몽고메리의 3m 버디를 2.8m 버디로 응수한 우즈는 12번홀(파4. 378야드)에서 2.5m 훅라인의 버디 퍼트를 떨궈 2만달러를 보탰고 14번홀(파4. 374야드)에서 또 한번 2m 버디로 2만4천달러를 더 챙겨 몽고메리를 2만4천달러 차이로 추격했다.

하지만 팽팽하던 승부는 다소 싱겁게 연장전 격인 벙커샷 경연에서 최경주가 5만1천달러를 한꺼번에 차지하면서 마감됐다.

승부처로 여겨졌던 16번홀(파5.530야드)에서 우즈와 최경주가 나란히 버디를 기록한 뒤 3개의 스킨이 누적된 17번홀(파4.462야드)에서도 최경주가 7m짜리 긴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지만 몽고메리가 6m 버디를 집어넣은 바람에 기회를 놓쳤고 남은 5만1천달러의 상금은 18번홀로 넘어갔다.

오르막 경사에 맞바람까지 불어 최경주와 몽고메리, 우즈는 모두 롱아이언을 잡고도 투온에 실패, 승자가 나오지 않자 대회본부는 사전에 약속한대로 18번홀 그린 옆 벙커에서 실시한 니어핀 대결로 남은 상금의 주인을 가리기로 했다.

맨먼저 우즈가 친 벙커샷은 홀에 미치지 못했고 박세리도 짧았지만 몽고메리는 1m에 붙여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 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최경주는 50㎝에 볼을 붙여 5만1천달러를 획득, 빈손으로 돌아갈 뻔 했던 위기를 넘겼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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