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것 맥잇기 누군가 해야"…전통문화 보급 앞장 장재영씨

장애들인에 사물놀이 지도도

"우리 전통 문화를 계승·발전시켜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일은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할 일이지요."

40여년 동안 전통문화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장재영(52·대구수성예술진흥회 이사장)씨.

장씨는 고산초교 5학년때 이미 어른들 놀이판에 끼어 장구를 치고 상모를 돌리는 등 예사롭지 않은 '끼'로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이후 장씨는 사물· 풍물· 농악 등 전통 우리 가락에 심취, 지난 93년 고산국악원을 만들어 '우리 것' 맥 잇기에 전념했다. "사재를 털어 강사를 초빙하고 배우려는 사람에게 옷·장비 일체와 강습료를 전액무료로 했다"는 장씨는 "주위로부터 미친 사람이란 얘기도 들었지만 무슨 일이든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 때문"이라며 웃었다.

오지랖이 넓다고나 할까 전통문화 계승에 대한 소명의식이랄까, 장씨는 자신의 전통풍물을 필요로 하는 행사에는 자원봉사 차원에서 어디든 달려갔다. 여의도 벚꽃축제, 경주엑스포, 2002월드컵경기대회, 영천 나자렛원, 대구U대회, 대구FC개막식, 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 등 지금까지 한 공연만 150여 회가 넘는다. 99년엔 고산 만승자립원생을 대상으로 농악팀을 만들어 전통농악을 무료 지도하기도 했다.

97년부터 7년째 청송교도소를 찾아 재소자들에게 사물·농악을 무료지도하고 있으며 올해 8월부터는 수성구 지체장애인들에게 매주 화요일 사물놀이를 가르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장애인 박모씨는 "덩더쿵 덩더쿵, 신명나는 우리 장단과 가락에 장애의 아픔을 훌훌 털어버린다"고 말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올해 장씨는 민요·탈춤 등 24개팀, 140명의 단원을 보유한 대구수성예술진흥회를 만들었다. 영리 추구보다는 '우리 것'의 맥을 이으려는 장씨의 집념이 조금의 결실은 거둔 셈이다.

"돈도 명예도 필요 없다"는 장씨는 "경제적으로 여력이 되면 노인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어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수영기자poi2@imaeil.com

사진설명: 대구수성예술진흥회 장재영 원장(왼쪽 맨앞)이 지체장애인들에게 전통 사물놀이를 가르치고 있다.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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