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동수 신부 은경축 기념 작품전

"우리 신부님은 色마술사"

"예술가로서의 삶은 아무리 힘들어도 그만둘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

사제 수품 25주년을 맞아 22일부터 30일까지 대덕문화전당 전시실에서 회화 및 색유리 융화 수공예품 작품전을 갖는 원동수 신부(53·대구 죽전본당 주임신부)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스테인드글라스(색유리화) 작가이자 미술가다.

화려한 색채와 빛의 예술인 스테인드글라스를 원 신부가 접하게 된 데는 회화공부를 위해 미국유학을 떠난 것이 계기가 됐다.

서울 성신중·고등 시절부터 미술에 소질을 보였던 그는 미술을 향한 꿈을 버리지 못해 90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샬롯주립대로 유학을 떠났다가 색유리 예술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이후 CPC대학과 이탈리아의 그라시 라보라토리오에서 색유리화와 글라스 퓨징기법을 배웠다.

"스테인드글라스는 빛이 있어야만 비로소 현란한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

언젠가 밀라노의 대성당 두오모에 갔을 때 캄캄한 실내에서 오로지 색유리창들만이 성스럽게 빛을 내던 모습에 완전히 반했었죠."

무려 25년 간이나 원 신부는 사제로서의 삶과 예술가로서의 삶을 병행해왔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다.

늘 시간에 쫓겼고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결국 체력이 바닥났다.

"1997년부터 1년 정도 요양을 하기도 했어요. 작업 자체는 필요한데 도저히 혼자 계속하기가 버겁더군요. 하지만 그만해야지 하면서도 도대체 그만둘 수가 없네요."

대구대교구에서 유일한 색유리화 전문가인 원 신부는 대구가톨릭대 성당과 욱수성당, 대신학교 대성당, 반야월성당 등 셀 수 없이 많은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에 참여한 바 있다.

이번 작품전에는 빛과 꽃, 자연을 주제로 한 회화 작품 40점과 색유리 수공예품 13점을 선보인다.

특히 색유리 수공예품들은 한겹의 기존 유리에 각각 다른 색깔의 유리조각들을 겹친 뒤 열로 녹여 복잡한 색깔의 용기를 성형하는 글라스 퓨징 기법으로 제작했다.

성서 속의 인물이나 사건들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5,6점 정도만 내놨다.

"성서에서 주제를 찾고 싶지만 프로작가가 아니기에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작품전에 전시한 '여명'은 창조와 종말의 사이에서 부활의 새벽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

원 신부는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그동안 미뤘던 회화 활동에 주력할 생각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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