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주에서-광주전남 사람포럼

광주에서는 매월 한 번 GO와 NGO의 정기적 만남이 있다.

정부조직(GO)을 대표하는 인사와 비정부기구(NGO)인 시민단체의 대표들간의 만남이다.

'만남과 소통을 위한 광주전남 사람포럼'(약칭 사람포럼)이 이 행사를 주관한다.

필자도 사람포럼위원회의 일원으로 이 일을 준비하고 함께 참여해 왔다.

광주전남 지역출신으로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요 공직자를 초청하여 토론하는 장이다.

토요일 오후 무등산 증심사 입구 문빈정사 앞에서 만나 2, 3시간 정도의 산행을 한 후 무등산 자락에 위치한 남종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 선생을 기념하는 의재미술관 내 세미나실에서 초청인사로부터 강연을 듣고 질의와 응답을 갖는다.

모두 합쳐 1시간 정도 진행된다.

녹색도시 광합성 광주를 지향하는 메시지를 담은 광주 고지도 족자와 다기 한 세트가 강사에게 드리는 강사료의 전부다.

산행과 토론을 마친 후 인근 산자락 식당에서 산채로 만든 보리밥 한 그릇에 동동주를 곁들이며 못다한 이야기와 친교를 나누고 헤어지는 것이 전부다.

광합성운동을 전개하는 '공동체 모닥'의 광주 고지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이 담겨 있다.

"거리를 걸으면 걸을수록 아름다운 상념이 떠오르는 광주에 살고싶다.

도심을 흐르는 강은 맑고 거리의 간판은 작아서 오히려 눈길을 끄는 광주에 살고싶다.

골목에는 자치가 있어 이웃이 있고 동네마다 개성있는 표정을 담고 황토빛깔 고향공동체로 회복되는 광주에 살고 싶다.

푸른 숲 경관조례가 있어 도시가 온통 숲에 묻혀 광합성하는 광주에 살고 싶다.

"

그간 4차례의 포럼을 개최하는 동안 1회 평균 40~50명이 이 포럼에 참석하였다.

이 포럼은 사람과 사람뿐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장이다.

만남과 소통의 장이 되었다.

평소 산행할 기회가 자주 없던 내게는 어느덧 기다려지는 모임이 되었다.

매월 다양한 인사와 주제로 이루어지는 이날이 기다려진다.

주요 출향인사들 중에서도 이 포럼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도 들릴 정도로 의미있는 만남의 장으로 정착되어가고 있다.

초청된 인사와 관련된 기관, 지방자치단체, 관련 업계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참석한다.

강사를 매개로 시민단체 대표자 및 실무자들과 지역사회의 정부기구 및 기업체 주요 인사들이 자연스레 만나고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이를 통해 기업, 정부, 시민단체간에 갖고 있던 막연한 오해나 담을 허무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이 포럼은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킴으로써 시민사회의 삶의 질을 증대시켜야겠다는 일념으로 시민단체 스스로가 만든 모임이다.

민주화와 인권 평화의 도시로 자리매김한 광주에는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대구와는 달리 이들 시민단체가 하나의 협의체를 통해 시민사회의 의견을 조정하고 필요시 하나의 목소리를 요로에 전달한다.

30여개의 광주 시내 주요 시민단체를 축으로 '광주시민단체협의회'가 조직되어 있다.

이 협의회가 사람포럼를 주관한다.

그간 시민단체의 주요 기능은 견제와 비판이었다.

그러나 시민사회의 발전과 함께 시민단체 역시 기업이나 정부와 더불어 나라와 지역사회 발전의 주요한 동인으로 등장하였다.

그러기에 낙후된 지역시민사회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하는 일이 요구되어진다.

대안을 만들어가는 열려진 시민운동체로의 변화를 요구받는 시점에 있다.

시민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되며 시민사회 또한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시민단체는 시민들로 하여금 다양한 결사체에 참여하여 다원사회를 만들어 그 안에서 민주스러운 삶을 익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소속된 결사체를 절대화해서는 안 된다.

결사체에 속해 있으면서도 그 테두리를 벗어날 수 있어야만 한다.

이것이 시민 사회가 요구하는 '시민 솔리대리티, 시민연대'이다.

시민 사회의 시민은 '의사소통'의 한 축을 빼버리고 특정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좁은 삶의 논리에 빠져 거기에 매여 있어서는 안되며 이러한 논리로부터 자유스러워야 할 것이다.

그럴 때에만 여러 결사체를 망라하는 더욱 큰 공동체를 만들 수 있으며 공동체를 공동체답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상점 광주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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