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의사 "대구의술 배우자" 행렬

대구의 의술을 배우려는 외국 의사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대구는 물론 국내 의대 교수와 의사들이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 의학 연수를 다녀오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례였지만, 최근엔 외국의 의사가 대구로 공부하기 위해 오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중국 하남중의학원 부주임의사(부교수급) 왕차우빙(42·여)씨는 지난 달부터 대구가톨릭대병원 성형외과에서 1년 과정으로 공부하고 있다. '한류(韓流) 열풍'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한국의 선진 성형술을 배우려는 열기가 높아지면서 그녀도 시대에 뒤지지 않기 위해 대구를 찾게 된 것이다.

왕씨의 공부를 도와주는 박대환 교수는 동양인에 적합한 성형술로 아시아권에 잘 알려진 성형외과 의사다.

그녀는 "수술실과 병실· 외래진료실 등을 두루 다니며 한국의 수준 높은 성형수술을 보고, 놀라움을 느낀다"며 "특히 박 교수에게 눈 성형술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병원과 학생연수 및 공동진료 협약을 맺은 하남중의학원은 성형외과 뿐만 아니라 다른 진료과 의사들도 대구에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대구에서 가장 많은 외국 의사들이 거쳐 간 곳은 경북대병원 모발센터. 모발이식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김정철 교수의 의술을 배우기 위해 방문한 외국인 의사는 일본, 이태리, 중동 국가 등 19개국 20여명에 이른다.

최근엔 인도의 성형외과 개원 의사인 마하테비아(36)씨가 1주일 동안 김 교수를 따라 다니며 수술법을 익힌 뒤 지난 주 김 교수가 개발한 식모기(머리털을 심는 기구)를 사들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김 교수는 지난 2001년 모발이식 국제워크숍을 열어 국내외 250여명의 의사들을 대구에 불러 모았으며, 이후 모발이식센터에는 국내외 의사들의 연수 행렬이 본격화됐다. 이곳에서 1주일 이상 머물며 김 교수의 모발이식술을 배워간 국내 의사만 해도 40여명에 이른다.

필리핀 마닐라병원 수부외과 의사 실라오(43·여)씨는 현대병원 '김&우 수부외과센터'에서 6개월 동안 연수를 받고 지난 8월 귀국했다. 실라오씨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 회의 및 회진, 수술과 외래진료 등에 참가하며 손 접합 및 재건 수술 등을 배웠고 현대병원 의료진과 공동 논문까지 준비했다.

현대병원은 앞으로 필리핀, 싱가폴 등지로부터 연수를 희망하는 외국 의사를 받을 예정이며, 국내에서도 서울삼성병원 등지에서 30여명의 전문의와 전공의들이 연수를 받았다.

김정철 경북대병원 교수는 "외국 의사들의 연수행렬은 대구의 의술과 병원의 우수성 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구'의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교영 kimky@imaeil.com

사진:중국인 왕차우빙 교수(사진 왼쪽)가 박대환 대구가톨릭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로부터 성형술을 배우고 있다. 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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