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버홀저, 신한코리아골프 우승…나상욱 공동 2위

애런 오버홀저(미국)가 국내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공인대회인 2004 신한코리아골프챔피언십(총상금 355만달러)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PGA 투어 상금랭킹 52위인 오버홀저는 28일 제주 중문골프장(파72. 7천454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보기 2개, 버디 5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4언더파 284타로 1위에 올라 우승상금 100만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또 3라운드까지 공동 3위를 달렸던 나상욱(21.코오롱엘로드)은 역전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2언더파 70타를 치며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2위에 올라 주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비록 정식 투어는 아니지만 오버홀저는 이날 승리로 투어 데뷔 2년만에 PGA 주관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하는 감격을 맛볼 수 있었다.

지난 5월 PGA 투어 와코비아챔피언십에서 연장접전 끝에 조이 신들러(미국)에 역전패했던 아픔도 어느 정도 씻어낸 것.

첫날 경기 도중 퍼터를 망가뜨려 2라운드부터 톰 퍼니스 주니어(미국)의 퍼터를 빌려 쓴 오버홀저는 손에 익지 않은 연장으로 우승컵을 차지하는 행운도 함께 누렸다.

초반 오버홀저는 유럽프로골프(EPGA) 통산 11승의 노장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가 4번, 6번(이상 파4)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추가하는 동안 버디와 보기를 하나씩 번갈아 기록하며 3타차로 간격이 벌어져 선두권에서 밀려나는 듯했다.

반격의 계기가 마련된 것은 7번홀(파5)부터.

오버홀저는 7,8번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살렸고, 동반 플레이어인 히메네스가 8.9번홀 연속 보기로 주춤하는 사이 1타차로 역전에 성공했다.

또 히메네스가 12번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핀 1m 이내에 올려놓고도 어이없는 퍼트 실수를 연발하며 보기로 자멸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기세가 오른 오버홀저는 13번홀(파3)에서 가볍게 1m짜리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3타차로 달아나며 승부를 굳혔다.

오버홀저는 "PGA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 골프 코스도 어렵고 날씨도 좋지 않았는데 결과가 괜찮았다"며 "캐디를 봐준 동생과 함께 온 여자친구는 물론 미국에 있는 친구들 모두 기뻐해줄 것 같다. 내년에도 대회가 열린다면 꼭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후반 9홀에서 맹활약을 펼친 나상욱도 한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플레이를 선보이며 32만5천달러라는 거액의 상금을 손에 넣었다.

나상욱은 전반 거의 매홀 3m 이내에서 버디 기회를 잡고도 퍼트 난조로 8번홀(파4)까지 모두 파세이브에 그쳐 역전 우승을 기대했던 팬들을 실망시키기도 했었다.

9,10번홀(이상 파4) 연속 보기로 헤매던 나상욱은 그러나 11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한숨을 돌린 뒤 까다로운 14~16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쓸어담으며 기세를 올렸다.

나상욱은 가장 힘든 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18번홀(파4)에서 어려운 파퍼트를 성공, 이날 이븐파 72타에 그친 히메네스와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를 마치고 "죄송하다. 우승했어야 되는데..."라고 말문을 연 나상욱은 "전반에는 본 대로 잘쳤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퍼트들이 안들어가더라.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정상 문턱을 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나상욱은 대신 고국팬들의 환대에 대해 "많은 한국팬들이 저를 알아보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응원을 보내주셨다. 어깨가 무겁지만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 기쁘게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3라운드까지 15오버파 231타라는 최악의 스코어를 냈던 '탱크'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는 완벽한 샷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그러나 최경주는 합계 11오버파 299타로 최종순위에서는 장익제(31.하이트맥주)와 닉 팔도(영국)에 1타 뒤진 28위에 머물렀다.

한때 선두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켰던 '제주도 사나이' 양용은(32.카스코)은 이날 보기 3개에 버디 5개로 2언더파 70타를 치며 합계 3오버파 291타로 공동 11위에 올랐다.

국내파 상금왕 장익제는 4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치며 합계 10오버파 298타로 공동 26위, 박노석(37.P&TEL)은 합계 16오버파 304타로 공동 33위를 각각 차지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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