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이자 생활자'들 사라져

1일 지역 은행업계에 따르면 1년제 정기예금 금리가 4.9%, 가산금리 포함 5%대였던 2002년까지만 해도 이자 생활자들이 있었으나 지난해 4%대, 올해 3%대로 은행 금리가 뚝뚝 떨어지면서 매월 이자를 지급받는 순수 이자 생활자들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대구은행의 경우 1년제 정기예금 금리가 4.9%였던 2002년 7월 거치식 예금 15만2천여계좌, 3조2천530억원 중 이자지급식 계좌는 3만1천500여계좌(20.7%), 4천527억원(14%)이었으나 3.6% 금리를 주는 현재 거치식 예금 18만4천여계좌, 4조1천200억원 중 이자지급식 계좌는 3만1천여계좌(16.8%), 2천900억원(7%)으로 금액과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1억~2억원의 퇴직금을 예금했던 이자 생활자들이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빠져나가 창업 등으로 방향 전환했다는 것. 현재 남아있는 가입자는 대부분 주택청약예금 가입자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에선 아직 이자 지급식으로 생활하는 이들은 크게 △재력가이지만 원금 손실을 우려하는 가입자 △다른 수입이 있으면서 이자 수입을 부수입으로 활용하는 가입자 △이자에 주로 의존하는 가입자들로 구분할 수 있으나 '이자 의존형' 가입자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력가 중 금융자산이 많은 이들은 이자지급식 예금을 외면하고 수익이 높은 펀드상품 등으로 재테크를 하고 있으며, 교사 교수 공무원 등은 은행예금보다 지급금액이 많은 연금으로 투자 방향을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재력가라 하더라도 부동산 재산이 많고 금융자산이 적은 이들은 보수 성향에 원금 손실을 우려해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이자지급식 예금에 남아있으며 자식들로부터 받는 용돈 등 다른 수입이 있는 이들도 은행 이자를 부수입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추측됐다.

윤수왕 대구은행 VIP클럽 차장은 "은행 이자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등 금융상품 흐름이 크게 변했지만 아직 소수의 이자생활자들이 남아있으며 이들은 금리가 낮아진 만큼 이자소득세도 줄어들길 원하고 있다"며 "내년 이후에는 이자 생활자들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