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125호 무장사 아미타조상 사적비 이수 및 귀부와 126호 삼층석탑이 위치한 경주시 암곡동 무장사터 일대가 최근 도굴돼 파헤쳐진 채 방치돼 문화재 관리의 허점을 드러냈다.
암곡동 왕산마을 산중턱의 무장사터는 이들 2점의 유물만이 보물로 지정됐을 뿐 인력과 예산 부족 등으로 미발굴된 폐사지(廢寺地)이나 최근 문화재 인근 절터로 짐작되는 200여평 일대가 도굴된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도굴현장에는 30∼60㎝, 깊이 50∼90㎝ 가량의 20여개 구덩이가 파여 있었는데 도굴시기가 최근 10여일 이내로 추정됐다.
무장사터는 신라 문무왕이 삼국 통일 뒤 병기와 투구를 매장한 곳이라는 뜻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국립 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들은 "구덩이 굴착형태로 미루어 암막새나 수막새 등 와당(기와)을 도굴하려 했던 것 같다"면서 "와당 등의 도굴은 절터의 형체나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부분만 골라 파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분야에 상당한 지식이 있는 전문도굴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또 "우선순위에 밀려 미발굴 상태지만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절터 등이 도굴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이곳뿐만 아니라 최소 수십곳이 넘는 산속 절터 등 경주지역 곳곳에 산재한 미발굴 유적이 이처럼 도굴당했을 개연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주시의 유적감시 활동은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무장사터가 훼손된 채 방치돼 있는데도 사적공원관리사무소와 경주시는 도굴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매주 2회 이상 순찰을 돌고 있어 도굴 가능성은 없고 최근 그런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경주시 문화재과 관계자도 "경주에서 도굴행위는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