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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 도움이 진정한 이웃사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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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찾은 구세군 강성환 사령관

빨간 자선냄비가 있어 더 정겨운 겨울, 그리고 12월만 되면 어김없이 자선냄비를 들고 추운 거리에 나타나는 짙푸른 제복의 사람들이 있어 겨울 풍경은 아름다움을 간직한다.

그 아름다운 풍경을 38년째 만들고 있는 우리나라 구세군의 최고 사령탑인 강성환(65) 사령관이 5일 대구를 찾았다.

강 사령관은 대구와 인연이 많다.

경북 의성이 고향인 그는 자선냄비 모금에 처음 참여한 것도 대구의 동성로 거리였고,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함께 길거리를 나서는 동반자인 부인 이정옥(60) 부장을 만난 곳도 대구다.

"대구는 제 고향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지난 1967년 병사(평신도) 시절, 대구 동성로에서 처음 자선냄비 모금을 한 것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때는 어찌나 부끄럽던지. 어쩌다 친구를 만날 때면 구걸한다는 생각이 들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지요. 또 얼마나 춥던지."

그러나 감동적인 순간이 훨씬 더 많았다고 했다.

"고사리 손으로 꼬깃꼬깃 접은 천 원짜리 지폐를 넣는 아이들, 길을 가다 말고 다시 돌아와 지갑을 여는 주부 등 경제가 어렵고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해도 사람들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따뜻함을 확인할 수 있어 즐겁습니다.

"

게다가 자선냄비는 종교를 초월한다.

"한번은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모금을 했는데 한 스님이 바로 옆으로 와 목탁을 치며 모금을 하더군요. 조금 옆으로 가서 모금하라고 부탁을 했는데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무척 속상했지요. 그런데 해질 무렵 스님이 자신의 모금함을 열어 모두 자선냄비에 넣는 것을 보고 마음이 숙연해지더군요."

"요즘은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아니라 시민의 자선냄비란 생각이 들어요. 많은 사람이 이웃을 향해 마음을 열게 도와주는 것 같아 항상 가슴 뿌듯한 긍지를 느낍니다.

" 강 사령관은 요즘처럼 경기가 힘든 시기에 더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는 분들의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대구시민들의 따뜻한 온정이 필요한 때입니다.

"

계급이 엄격한 구세군은 정위로 시작해 마지막 사령관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

게다가 누구나 사령관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매년 국제사관평가회에서 리더십, 봉사정신, 선교, 근면성, 행정능력 등을 평가해 각 나라의 사령관을 임명하기 때문. 그런 강 사령관이 올해가 만 65세로 정년이 됐다.

"런던의 구세군 국제본영에서는 조금 더 사령관직을 맡으라고 하는데, 이제 후배들에게 물려줄 때가 됐지요. 하지만 38년째 잡고 있는 사랑의 은종과 자선냄비는 그만 둘 생각이 없어요."

인생의 대부분을 구세군 사관으로 살아온 강 사령관이 일 년 중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연말이 다가온다.

대구·경북 지역은 9일부터 성탄전야까지 자선냄비가 21곳에 설치돼 사랑의 은종을 울린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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