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유리 제품들. 만일 투명한 유리가 없었다면 어떤 세상이 되었을까? 그리고 유리는 어떻게 만들까? 또 유리의 원료는 무엇이며 유리가 만들어지는 원리는 무엇일까?
지금은 대구에서 한두 곳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유리 공장을 찾아 유리의 모든 것을 알아보기 위해 체험팀은 이현 공단에 있는 합동유리의 이광우 사장을 찾았다.
◇유리는 이렇게 만들어요
유리 공장에 가기 위해 모인 체험팀은 다소 들뜬 분위기였다. 유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막상 유리 공장에 간다고 하니 유리 제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증이 더해졌다. '우리가 원하는 유리를 직접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까지 가득한 상태에서 합동유리공장을 찾았다.
"유리의 원료는 무엇일까요?" 이광우 사장의 첫 물음. 별다른 대답이 안 나오자, "유리의 주성분은 모래입니다. 그리고 차돌을 가루 내어 쓰기도 해요." 아이들은 의외라는 표정들이었다. 바닷가나 강가에 많이 있는 모래나 차돌을 화공약품과 섞으면 유리의 원료가 된다고 했다. 정확하게는 모래의 원료인 석영에 소다석회와 붕산을 섞으면 유리의 원료가 된다.
공장은 크게 원료를 보관하는 곳과 원료를 녹이는 도가니, 액체화된 유리를 틀에 찍어 제품을 만드는 성형 프레스, 프레스에서 나온 제품을 서냉시키는 냉각기와 제품 포장을 하는 포장부가 있었다. 이곳을 이광우 사장이 하나씩 설명해 주었다.
"유리를 잘 만들려면 우선 원료 배합을 잘 해야 돼요." 일정한 유리의 구조를 가지려면 배합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배합이 끝나면 내부가 백금으로 된 도가니에 넣어 원료를 녹인다. 백금을 사용하는 이유는 액체화된 유리가 잘 분리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녹이는 온도는 대략 1천300℃. 도가니에서 긴 봉으로 빨간 젤리 같은 둥그스름한 유리를 꺼내 성형 프레스에 얹으면 젤리 같은 유리가 단숨에 잘라져 나갔다.
제품의 모양에 따라 성형을 한 후에 급랭을 시키는 게 필수. 유리를 급속히 냉각시키면서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블로잉 기법은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에서 유리를 처음 만든 이래로 지금까지 2천년 동안 이어진 기술이라고 했다.
급랭을 시켜 제품이 만들어졌지만 아직 온도는 700℃나 되었다. 700℃가 된 상태에서 냉각용 컨베이어 벨트에 얹으면 자동으로 서냉이 이루어졌다. 벨트가 움직이면 온도가 점점 낮아지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 벨트 맨 끝에 도달하는, 약 한 시간 후쯤 손으로 쥘 수 있는 온도가 되었다. 급랭이 된 상태에선 유리 구조가 불안정해 다시 급랭시키면 깨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원인을, "집에서 유리잔을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찬물에 넣으면 깨져버리는 이치와 같다"라고 이광우 사장이 설명했다.
◇유리는 왜 투명할까
아이들이 제일 궁금한 건 왜 유리가 투명할까 하는 거였다. 유리 제품은 1천300℃에서 700℃로 급랭이 되기 때문에 매우 불규칙한 구조를 띠고 있다. 즉, 이리저리 얽혀있는 구조라는 것. 이렇게 액체 상태였다가 제자리를 찾기 전에 고체로 굳어지기 때문에 유리는 열역학적으로는 액체에 속한다. 즉 굳어진 액체인 셈이다.
만일 구조가 규칙성을 갖게 되면 안에 빈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빛이 투과할 때 그 빈 공간과 부딪쳐 산란을 일으켜 불투명하게 보이게 된다. 하지만 유리처럼 불규칙적으로 얽혀있는 구조에서는 빈 공간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빛이 투과하면서 산란을 일으키지 않아 투명하게 보인다는 것. 또한 빈 공간이 없기 때문에 물이 통과할 수도 없다. 유리가 식기나 병의 용기로서 사용되고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김경호(아이눈 체험교육문화원장)
사진-체험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이광우 사장과 함께 냉각돼 나오는 유리 제품을 지켜보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