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금 당신 회사의 온도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는 요셉의 집(대구 중구 교동)에 15일 김장김치 500포기가 배달됐다.

대구농협 직원들로 구성된 대구농협봉사단(단장 전홍기 지역본부장·이정규 노조본부장)과 직원 부인들이 직접 담근 김치.

요셉의 집 구 네오니아 원장수녀는 "불황이라 후원이 줄어드는 추세인데 이런 도움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른다"라며 "어려운 이웃들이 두 달 동안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고마워했다.

◇당신 회사의 온도는?

대구은행은 2001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DGB 봉사단'을 구성했다. 대구은행 전체 임직원 숫자가 2천800명인데 봉사단은 2천34명. 직원 대다수가 참여하는 셈이다.

15일엔 김극년 대구은행장이 직접 성보재활원 등을 방문, 시설 사람들을 위로했다. 직원과 회사가 함께 돈을 내는 'DGB 러브펀드'로 이날 대구경북 환경미화원 3200여 명에게 겨울 내의를 전달했다.

동아백화점은 '사랑의 비둘기봉사단'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족했는데 지난 7일 대구 남산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 홀몸노인 10여 명에게 생일상을 차려드렸다. 홀몸노인 생일잔치는 물론 자선바자회, 장애인 목욕봉사, 결식아동 1일 나들이 등을 돕고 있다. 30명으로 출발했던 회원도 1년 새 80여 명으로 늘었다.

1991년 '한마음 봉사단'을 설립한 대구백화점은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아 13일 열린 대구자원봉사자대회에 입상자를 냈다. 단원이 3천여 명에 이른다.

대구도시가스는 오는 27일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불우아동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장애인과 함께하는 '사랑의 음악회'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다. 송년회 대신이다.

대구에 지사를 둔 대기업이나 공기업들도 '모범'을 보이고 있다.

가장 앞선 것은 삼성. 2002년 11월 '비추미 봉사단'을 설립한 삼성생명 대구지역본부는 기금 적립을 통한 후원은 물론 노력봉사에다 최근엔 어려운 이웃들의 자활을 돕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구본부는 달서구 신당복지관과 결연,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비추미 꼬마봉사단'까지 창립, '자활'과 '봉사'를 함께 가르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전대구지사는 지난 5월 '사회봉사단'을 창단, 매달 2차례씩 천광보육원 등 결연기관을 방문해 노력봉사를 하고 있다.

SK(주) 대구물류센터 직원들은 10일 대구YMCA와 공동으로 'Sweet Kimchi 나누기' 행사를 개최, 2천500포기의 김장을 담가 대구시내 복지시설 6곳에 전달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구지회에 따르면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10월까지 대구지역 기부 기업체는 모두 152곳으로 지난해 115곳보다 32%나 늘었다.

◇왜 나눔경영인가?

외환위기 이후 상당수 지방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것에 반해 대구은행은 대구지역 수신점유율을 2001년 37.3%에서 2004년 12월 현재 41.8%로 높이는 등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대구은행이 자원봉사활동을 강화하는 등 '지역밀착경영'을 최우선 순위에 둔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은행 안팎에서 나왔다.

서정해(경북대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개방성, 투명성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늘어가면서 생존전략으로 윤리·나눔경영의 풍조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사실 기업들은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기부활동을 펼쳤지만 최근엔 기업 이미지 개선작업의 하나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통신업계는 미아찾기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생명보험업계는 인명구조견 사업, 식품회사는 푸드뱅크 사업 등 제품의 특성과 기업이미지를 적절히 결부시킨 사회공헌활동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단발성 성금 기부에 머물고 있어 아쉽다. 경영주가 기부하는 외국과 달리 기업 공금을 지출하는 것도 문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구지회 유영철 모금과장은 "이벤트 중심의 일시적 성금 기부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하다"라면서 "지속적인 기부문화 정착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이재교기자ilm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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