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하철 노조 또 파업, 왜 이러나

대구지하철 노조가 다시 파업을 벌였다. 이번 파업은 비록 이틀간의 시한부이고 기관사들이 참여하지 않아 지하철은 정시에 운행됐지만, 시민의 발인 지하철을 노조가 맘대로 좌지우지하고 승객들을 불안케 했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노조는 지하철공사와 벌이던 15차 협상이 결렬되자 어제 새벽 5시부터 오늘 오후 7시까지 승무를 제외한 역무, 차량, 기술부문 600여 명이 파업에 들어간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 바람에 공사측은 비조합원 62명을 역사에 배치해 지하철 운행에 나섰으나 일손 부족으로 매표소에서 표를 팔지 못해 승객을 무료 승차시키는 한심한 일이 벌어졌다.

우리는 우선 지하철 노조에 묻고자 한다. 도대체 왜 이러는가. 지난번 석달이 넘는 장기파업을 하고서도 깨달은 것이 없는가. 강경일변도에다 전략 부재로 인해 당초 내세웠던 '시민의 안전'은 커녕 시민들에게 고통만 안기고 적자 재정을 더욱 어렵게 했을 뿐이었다. 그래서 지하철 역사상 최장기 파업을 하고도 빈 손으로 업무에 복귀하지 않았던가.

대구지하철 노조는 협상 자세를 바꾸어야 한다. 노조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데서 벗어나 시민의 안전과 편익을 먼저 걱정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더욱이 최근 새 사장이 취임하면서 공사측은 대구시가 고수해 왔던 '무노동 무임금' 원칙까지 버리면서 파업기간 중의 임금보전과 임금 총액 3% 인상안을 제시했다. 이런 마당에 파업에 돌입한 것은합법적인 파업이라 해도 시민들에겐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공무원 노조의 파업결과가 보여주듯 공기업의 파업은 시민들의 지지와 호응이 없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지하철 노조 집행부의 협상 자세 전환과 함께 지하철 공사도 이런 무책임한 파업이 벌어지지 않게 협상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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