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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토론식 영어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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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시청각 자료 활용

'천지를 뒤흔드는 폭풍 소리. 거대한 토네이도가 들판과 마을을 헤집고 다니며 바람, 비, 우박을 흩뿌리고 트럭, 소, 트랙터, 컨테이너를 집어던진다.'

초등 2, 3학년생들이 거대한 회오리바람의 비밀을 밝히려는 과학자들을 그린 영화 '트위스터(Twister)'를 보고 있다. 학생들은 영화의 주요 부분을 메모하거나 기억했다가 영화를 본 뒤 전체 스토리를 요약해 말한다. 또 회오리바람에 대한 자료를 인터넷이나 책자에서 수집해 발표한다. 각자의 발표에 대해 다른 의견이나 미흡한 부분 등을 이야기한다. 시청각 자료를 통해 학생들은 재미와 호기심을 놓치지 않으며 하나의 주제에 다양하게 접근, 토론하는 방법을 익힌다.

◇현실-맹목적인 학습

영어를 학습하는 이유는 영어권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서이다. 그러나 현실은 영어를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지상 최고의 목표로 본다. 영어만 잘하면 다른 것도 잘 할 것이란 생각에 빠져 단어를 외우게 하고 독해를 시킨다. 무비판적이고 맹목적인 학습을 계속한 결과 영어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고 학습에 대한 가치관마저 삐뚤어진다.

이래서는 스스로 학습 동기를 갖고 자발적으로 학습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 단순한 지필 테스트에는 강해질지 몰라도, 상대방의 의도나 감정을 이해하며 의사소통하기를 기대하긴 힘들다. 미리 학습 된 상황에 맞는 몇 마디의 대화는 가능해도, 어떤 상황에서든 영어로 자신의 의견을 스스럼없이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는 불가능하다.

◇방법-실전통합훈련법

일반적인 '회화영어'는 인사하기, 길 묻기, 소개하기 등과 같이 기능별'상황별로 단순하게 질문하고 답하는 것을 주로 한다. 그러나 '토론식 영어'는 한 주제를 두고 여러 사람이 문제점을 찾아 서로 비평적으로 논의한다. 토론식 영어로 가기 위해서는 말문 트기부터 덩어리 학습, 활용성 높이기, 사고력 확장과 논리적으로 Organizing하기 등의 학습을 거쳐야 하며 최종적으로 총체적인 실전 훈련이 필요하다.

i) 노트 필기(Note-taking)가 되어야 한다. 긴 대화나 수업의 내용을 모두 다 머릿속에 기억할 수는 없다. 그래서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는 노트 필기가 필요하다. 노트 필기란 단순히 들은 내용을 모두 다 받아 적는 것이 아니다. 들은 정보를 머릿속에서 연결하고 정리하여 전체적인 윤곽을 잡고 세부사항들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대화나 수업, 회의의 실제 내용과 이해된 부분의 차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영어를 외국어로 배운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쉽게 되지는 않는다. 충분한 연습과 노력만이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

사람마다 노트 필기하는 방법과 내용은 다 다르다. 노트하는 데 특별한 양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완벽한 노트 필기도 없다. 일반적으로 노트 필기는 그 자체가 불완전하고 정리가 되지 않더라도 그 안에 논리적이거나 순서에 따라 윤곽을 가져야 한다. 보통 관사, 전치사, 대명사 등과 같은 기능어(Function Word)는 생략을 잘하는 반면 명사, 형용사 등과 같은 내용어(Content Word)는 노트 필기의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노트필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기호(Symbol)나 약어(Abbreviation)를 적절하게 사용해야한다. 예를 들어 기호 '='는 'is', '≠'는 'is not', ''는 'is greater than'이다. 약어 'pres'는 'president', 'prob'은 'problem', 'MD'는 'medical doctor' 등과 같이 스스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ii) 생각한 것을 곧바로 말하는 연습이 매우 중요하다. 앞 단계인 말문 트기에서 들은 내용을 곧바로 따라하거나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이 충분히 되어 있어야 한다. 이야기해야 할 내용을 우리말로 먼저 떠올리고 영어로 바꾸는 방법으로 토론식 영어를 하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우선 이야기할 내용을 바꿔 쓰기(Paraphrasing)로 작성을 하여 발표하듯이 말하기 연습을 한다. 그 다음은 노트 필기한 것을 풀어서 말하도록 하고, 머릿속에서 들은 내용을 논리적인 정돈하여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한 페이지 분량의 책을 읽고 난 후 책을 덮고 이야기하기, 뉴스나 영화를 보고 이해한 내용 말하기 등과 같은 순발력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단어의 의미나 내용을 이야기한 뒤 그 단어가 무엇인지 맞혀보는 'Speed Game'과 같은 Activity를 이용하여 생각과 동시에 말이 나오도록 하는 훈련도 좋다.

정원철(앤도버스쿨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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