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之語音(국지어음)이 異乎中國(이호중국)하여 與文字(여문자)로 不相流通(불상유통)할새 故(고)로 愚民(우민)이 有所欲言(유소욕언)하여도 而終不得伸其情者(이종부득신기정자)가 多矣(다의)니라. 予(여) 爲此憫然(위차민연)하여 新制二十八字(신제이십팔자)하노니 欲使人人(욕사인인)으로 易習(이습)하여 便於日用耳(편어일용이)니라. -御製序文(어제서문) : 조선 4대 임금 세종이 쓴 훈민정음 창제의 서문
나라의 말소리가 중국과 달라 중국의 한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할 새, 그러한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그 뜻을 펼칠 수 없는 사람이 많았다. 내가 이를 가엾게 여겨 새로 28자를 만드니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익혀서 날마다 쓰는 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옛날 우리나라에는 우리말은 있었으나 글자가 없어 漢字를 써 왔다. 신라 시대, 薛聰(설총)이 漢字를 *應用(응용)해 *吏頭(이두)를 만들기도 했으나 배우기 어렵고 우리말을 완전히 적을 수 없어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다가 조선 제4대 世宗大王(세종대왕)이 28자로 된 訓民正音(훈민정음)을 만들어 백성들까지도 쉽게 배워 자기 생각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訓民正音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말이며, 줄여서 正音이라고도 한다. 일반 백성들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펼 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한 세종대왕은 集賢殿(집현전) 학사 정인지, 성삼문, 최항, 신숙주 등의 도움을 받아 세종 25년(1443년) 12월에 訓民正音을 완성했다. 訓民正音의 사용이 중국을 섬기는 데 어긋나며, 국가의 위협을 *招來(초래)할 것이라는 등의 반대 등에도 불구하고, 세종28년(1446년) 訓民正音은 *頒布(반포)되었다. 頒布되던 때에는 자음 17자, 모음 11자로 총 28자였으나 점차 쓰이지 않는 자가 생겨 오늘날 24자가 됐다.
訓民正音을 한글이라 부르게 된 來歷은 1910년 조선광문회(朝鮮光文會)에서 우리말 정리에 대한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울 때에, 우리글을 우리말로 어떻게 부르면 좋겠느냐는 점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세계 문자 중에 거룩한 왕자'라는 뜻으로 '한글'이라고 부르자는 의논이 있었다. 그 뒤 1913년 신문관(新文館)에서 발행하던 잡지 '아이들 보이'에 한글난을 별도로 두었는데, 이것이 '한글'이란 이름이 공식적으로 쓰인 시초이다. 한글 학자 주시경 선생이 지은 이름으로 세계에서 하나이며 으뜸가는 크고 바른 글이라는 뜻이며, 한글의 '한'은 크다(大)는 뜻과 동시에 韓을 표시하는 말이다. 한글은 訓民正音이 반포되고부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렸는데,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이름이 '訓民正音'이다. 漢字를 眞書(진서)라 하는 데 낮추어 부른 '諺文(언문)'이 있으며, 漢字의 음을 표시하는 반절법에서 온 '反切(반절)'도 있다. 여자들이나 배우는 글이란 뜻의 '암클', 중들이 배우는 글이란 뜻의 '절글'이 있으며, '國文(국문)'은 갑오경장 뒤 한글을 일부러 높이 받들어 부른 이름이다.
한글은 다른 나라의 글을 모방하지 않은 독특하고도 창의적인 글자이며, 사람의 발음 기관을 본떠서 소리를 내게 한 과학적인 글자이다. 또한 일반 백성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글자라는 중요한 창제 의의를 지닌다. 창제 이후 우리는 독창적인 글자를 갖게 되었고, 문맹률이 현저히 낮아졌으며, 漢文을 번역하여 읽게 함으로써 漢字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책을 가까이할 수 있게 되었다.
자료제공 : 장원교육 한자연구팀
*문장 풀이를 위해 알아야 할 한자
乎(호)~와/과, 與(여)더불어, 所(소)~하는 바, 不得(부득)~할 수 없다, 易(이)쉽다, 便(편)편하다, 耳(이)~일 뿐이다
*愚(우) 어리석다, 伸(신) 펴다, 予(여) 나, 憫(민) 불쌍히 여기다
*應用(응할 응, 쓸 용) : 원리나 지식'기술 따위를 다른 일에 활용함
*吏頭(이두) : 삼국시대부터 한자의 음과 뜻을 빌려서 우리나라 말을 표기하는데 쓰이던 문자
*鄕歌(향가) : 신라 시대 이후 한자의 음'새김[訓]'뜻[義]을 빌려 우리말을 적던 표기법
*招來(부를 초, 올 래) : 어떤 결과를 가져옴
*頒布(나눌 반, 펼 포) : (모든 사람이 알도록) 세상에 널리 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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