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투표 독려 영상에 여성 머리채 잡는 장면이?…경산시, 논란 사과

상급자에게 머리 맞고 머리채 잡힌 장면 연출… "폭력적 장면 유머로 소비해선 안 돼"
경산시 문제 제기되자 곧바로 영상 비공개 처리… 사과문 올려

경산시가 지난 26일 유튜브에 올린 선거 독려 동영상 섬네일. 독자 제공.
경산시가 지난 26일 유튜브에 올린 선거 독려 동영상 섬네일. 독자 제공.

경산시가 대통령 선거 투표 참여 독려를 위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홍보 동영상에 폭력적인 장면이 다수 노출돼 거센 비난이 일었다. 경산시는 논란이 확산되자 삭제하고 뒤늦게 사과문을 올렸다.

경산시는 지난 26일 대통령 선거 투표를 독려하는 홍보 영상을 제작해 공식 유튜브에 올렸다. 영상 속에는 남성 상급자의 손가락질과 서류철로 여성 직원의 머리를 때리고, 여성 직원은 상급자의 손가락을 무는 등의 장면이 나왔다. 또 남성 상급자가 머리숱이 적다고 놀리던 여성 직원의 머리채를 잡는 모습도 연출됐다. 특히 이 장면은 영상의 섬네일(미리보기 화면)로 사용됐다. 이밖에도 여성 직원이 결재 서류를 받다 혼났다는 이유로, 남성 상급자의 차량 유리창을 깨트렸다는 내용이 언급되는 등 폭력적인 장면이 잇따랐다.

영상이 공개된 후, 선거와는 관계없는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비난하는 댓글이 쇄도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거지, 유머로 소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방 정부의 이름을 건 유튜브에서 폭력적인 장면이 유머로 소비되는 것은 옳지 않다" 등의 댓글이 잇따랐다.

이처럼 여성을 대상으로 폭력을 담은 영상은 지난 2017년에도 문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공식 SNS 계정에 '남친이 나보다 스포츠를 더 좋아할 때 대처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남성은 스케이트 영상을 보기 위해 여성의 얼굴을 손으로 밀쳤다. 이 장면이 데이트 폭력과 여성 비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비난이 쇄도하면서, 공개 하루 만에 영상이 삭제되고 사과문이 게시됐다.

경산시는 해당 영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지난 27일 오후 늦게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28일 오전 공식 계정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경산시 관계자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댓글이 달려 우선 영상을 삭제하고, 최대한 빨리 사과문을 올렸다"며 "갑질이나 신체적 충돌이 상대방이 그대로 되갚는 방식으로 표현된 부분이 시청자에게 불괘감을 줄 수 있음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 향후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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