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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매출 1조원"…경상도 브레인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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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빨리 하라카이 뭐하노" "알았심더"

여의도 하남빌딩 5~7층 월드건설 사무실에 들어가보면 이곳이 서울인지 대구인지 어리둥절하다. 대구·경북출신 직원이 워낙 많아 경상도 사투리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본사 직원 150여명 가운데 30여명의 고향이 대구나 경북이다. 다섯명 중 한명 꼴. 게다가 대구 현지법인인 월드산업개발과 아파트 공사현장에는 대구·경북 출신이 더 많아 줄잡아 30%라고 봐도 무방하다.

회장부터 팀장까지 맡고 있는 역할을 보면 대구·경북출신은 더 두드러진다. 조규상(曺圭祥) 회장은 고향이 칠곡이고 경북고 40회. 군대에 오랫동안 몸담았다가 예편했다. 월드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7천억원, 올해는 1조원을 목표로 뛰고 있다. 조 회장이 중소 규모인 회사를 중견 기업으로 키우고 있는 셈이다.

임태식(林台植) 부회장은 고령이 고향으로 조 회장의 경북고 1년 선배다. 동서변동 아파트 건설을 지휘하고 있다. 이동성(李東晟.61.경북고) 고문은 건교부출신으로 서울 법대를 졸업하고 뉴욕대에서 행정학을 공부했다.

'월드'의 미래를 책임진 리더는 조 회장의 아들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대호(大鎬)씨. 서울 강서고,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인디애나 주립대에서 MBA과정을 공부, '준비된 리더'로 불린다. 경북고에 20억원을 희사, 역사관을 건립한 공로로 '명예 경북고 68회'가 됐다.

실무 총사령탑격인 경영지원본부장은 경북중, 대구상고를 졸업한 박철현(朴鐵鉉.54) 부사장이 맡고 있다. 주요 실무팀장도 대부분 대구·경북출신. 법무팀장은 경북고 64회로 서울 법대를 나온 이경철(李京哲) 이사. 사법시험 공부를 하며 익힌 법 이론을 실무에서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마케팅을 담당하는 영업팀장은 장해주(42.경북고) 부장, 회사 이미지 제고에 힘쏟는 월드장학재단 팀장은 조영호(43.달성고) 부장, 하청업체를 선정.관리하는 통합구매팀장은 조석호(41.경북고) 부장이다. 또 아파트 이외 사업을 관장하는 신사업팀장에는 조두환(39.경북고) 차장, 재무팀장에는 이성원(39.영남대) 차장이 있다.

팀장을 받치는 허리 역을 맡고 있는 지역출신들도 많다. 영업팀 차장이 조태규(39.경북고)씨, 영업팀 과장이 김학수(37.달성고)씨, 견적팀 과장이 박성용(37.대륜고)씨다. 이처럼 회사를 이끄는 핵심이 지역출신이다 보니 아파트 건설도 수도권외엔 주로 대구·경북에서 이뤄진다. 인맥을 타고 들어오는 새 사업 제의가 지역에 쏠릴 수밖에 없고, 직원들도 지역 사정에 밝아 사업을 자신있게 추진할 수 있어서다.

월드의 상표인 '메르디앙'은 불어로 '인생의 절정'을 뜻하며, 2003년 말 대구에 첫 진출한 이래 동시다발로 아파트를 분양하고 건설하면서 매우 친숙한 상표가 됐다. 월드건설 한 관계자는 "대구·경북에서 최소 3개 아파트 공사현장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월드건설은 지난해 일본인으로 부터 사이판의 다이아몬드호텔을 인수했다. 객실을 증축하고 대규모 놀이시설을 만들어 가족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월드 리조트'로 리모델링 중이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사이판 유일의 리조트가 되는 셈이다.

월드건설을 '대구·경북 기업'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조대호 사장은 "가능한 한 지역기업에 하청을 주고, 장학금 지급 확대 등을 통해 기업이윤의 지역 환원에 힘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사진: 앞줄 왼쪽부터 장해주 영업팀장, 김학수 영업팀 과장, 조영호 비서실 부장, 임태식 부회장, 조태규 차장, 조두환 신사업팀장, 뒷줄 왼쪽부터 조석호 통합구매팀장, 이경철 법무팀장, 조대호 사장, 박성용 과장, 이성원 재무팀장.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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