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野性 잃어버린 야당 소신없이 '상생'만 집착

임인배 의원

한나라당이 위기를 맞고 있다.

행정도시건설특별법 처리를 둘러싸고 겪은 내분과 파동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4월 임시국회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 쟁점 법안들이 많아 당내 분란을 촉발할 소지도 크다.

당의 목표는 다음 대선에서의 승리이지만, 당의 두뇌인 여의도연구소는 '지금 상황으로는 대선 승리가 제로(0)에 가깝다'는 분석을 지난 2월 내놓은 바 있다.

당 지지율도 수년째 20% 대에 머물러 국민으로부터 대안 정당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위기는 야당다운 야성(野性)을 잃어버린 데 있다.

정부 입장을 옹호하는 여당과 달리 야당은 정부 정책을 비판 또는 견제하는 기능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행정도시특별법 처리만 봐도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하지 못하고, 충청권 표만 의식해 질질 끌려다니는 모습만 보였다.

이 과정에서 대여 투쟁보다 당내 투쟁이 더욱 극렬해지고 박근혜 대표의 지도력이 도마위에 오르는 결과를 낳았다.

한나라당이 소신과 정체성이 없이 '상생'에만 집착하는 것도 문제다.

정부·여당의 들러리만 선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상생할 것은 하고, 반대할 것은 끝까지 반대하는 '부분 상생'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보여준 상생은 결과적으로 여당에만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주는 역할에 불과했다.

지금은 여·야간 상생보다 당내 상생이 더 시급하다.

한나라당이 진정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서민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나친 엘리트 의식을 버려야 한다.

엘리트 의식에 집착하다 보면 서민들이 등을 돌리게 되고 결국 자기 중심적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채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

한나라당이 집권하기 위해서는 당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문화·체육계 등으로 외연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또 경영마인드가 투철하고 참신성과 도덕성으로 중무장된 신진인사를 통한 체질개선과 수혈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해 당내에 '외부인사 영입추진위'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다가오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흐트러진 당내 분위기를 추슬러서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고취시켜 주는 것이 급선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