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X-파일' 김현철씨 개입의혹 규명될 듯

불법도청 의혹을 조사 중인 국가정보원은 옛 국가안전기획부의 특수도청팀인 '미림'팀의 재조직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씨가 개입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도 규명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27일 미림팀 재조직에 김현철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것과 관련, "현재 국정원의 진상 조사는 언론이 제기하고 있는 모든 의혹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진상 규명도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정원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1993∼1998년초 미림팀장이었던 공운영씨와 전 안기부 직원 김기삼씨, 오정소 전 대공정책실장 등을 상대로 미림팀의 가동 배경과 도청 경위, 보고라인 등을 조사하는 것은 물론 공씨와의 뒷거래 의혹이제기되고 있는 천용택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다음 달 1일 국회정보위 보고를 계기로 조사의 큰 흐름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혀 이르면 8월초 국정원 차원의 조사는 완료될 전망이다.

국정원은 특히 조사가 마무리되면 도청사건에 대한 사과성명과 같은 방식의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측은 이날 "사과성명과 같은 방법도 검토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명확히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국정원 조사가 마무리되면 검찰의 관련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며 국정원과공동 수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미디어오늘 최신호는 김대중 대통령 정부 초기 국정원으로부터 각종 고급정보를 보고받는 위치에 있었다는 한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DJ 정부 집권초 미림팀의 존재를 확인한 뒤 그 활동에서 오정소 대공정책실장과 이원종정무수석, 김현철씨로 이어지는 경복고-고대 출신자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씨가 당시 미림팀을 기획총괄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봐야한다.

당시 정부 핵심실세들은 모두 이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김현철씨측은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고 미디어오늘은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전자정당위원장도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거대 재벌-거대 보수언론으로 이어지는 '부패 트라이앵글' 외에 불법도청을 감행한 안기부, 이를 지휘한 권력실세 김현철, 이를 방조한 김영삼으로 구성된 '빅브라더 트라이앵글'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면서 YS와 현철씨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단순히 당시 지휘계통만 따져보더라도 나올 수 있는 추론으로 정황을 짜맞추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정원이 1999년 공운영 전 미림팀장에게서 회수한 200여개의 도청테이프가 남아있지 않다는 일부 지적과 관련, "테이프들은 보관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전량 폐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 과거사건진실규명위원회의 안병욱 간사는 26일 "도청테이프를 놓고 삼성과의 거래설이 나왔을 때 국정원이 이를 수거, 전량을 폐기했다고 들었다"면서 "이들 테이프는 그 자체로 불법도청물이라 보관할 수도 없는데다 내용 자체도 엄청나 상식적으로도 폐기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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